최근 여성갱년기 증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백수오가 들어간 제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백수오 자체가 갱년기에 좋은 약재인 것으로 아시는 분들이 계신데 식약처에서 갱년기 여성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받은 것은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에는 백수오 이외에 당귀와 한속단이 특정비율로 들어가는데 "백수오"자체만으로 개별기능성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유의해야겠다.
사실 백수오는 그다지 정통성?이 있는 약재는 아니다.
백수오는 박주가리과 큰조롱(은조롱 - Cynanchum wilfordi)의 덩이뿌리를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 알려져있으며 중국, 일본 등의 다른 국가의 공정서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은 약재다.
한 때는 하수오(적하수오)를 이 약으로 통용한 적도 있으며 조선후기 이제마 때에 이르러 "백하수오(백수오)"라고 구분짓게 되었다.
하수오는 마디풀과 하수오(Polygonum multiflorum)의 덩이뿌리를 말한다. 즉, 기원이 아예 다른 식물을 비슷한 하수오의 대체품이라고 사용해온 것이다.
하수오(Polygonum multiflorum)와 덩이뿌리(하수오)
솔직히 구별이 잘 안간다 / 출처: 매일경제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백수오는 "이엽우피소"랑 비슷하다.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같은 과(박주가리과)에 속하여 백수오와 먼 친척 관계인 약재라고 볼 수 있다.
2015년에 모 기업에서 백수오로 만든 건강기능식품이 사실은 이엽우피소로 만든 것으로 드러나 크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적이 있었다. (1998년 중국의 한 대학에서 시행한 동물(쥐) 실험 결과 이엽우피소가 간 독성 및 신경쇠약, 체중감소를 유발한다고 발표한 논문이 논란이 된 것 - 해당 연구 자체가 국제독성시험 가이드라인을 무시한 허점 투성이라는 논란도 있다) 아무튼 해당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식약처에서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을 전수조사 하였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이엽우피소 함유가 확인되어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부터 2년 뒤 식약처에서 이엽우피소에 대한 안전성 평가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동물(쥐)실험결과 고용량(kg당 2000mg)에서 간독성 및 체중감소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실제 섭취량과 섭취 방식 등을 감안하여 발표한 위해 평가 결과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엽우피소는 현재 중국, 대만에서는 식품원료로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식품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사실 식품 원료로 인정되더라도 이렇게 논란이 많았던 걸 누가 먹겠는가..)
이 사건이 있었던 이후로 백수오가 어떻게 유통, 관리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갱년기 여성건강과 관련하여 백수오를 드시고자 하신다면 파종에서 수확까지 표준화되어 관리되고 있는 "백수오 등 추출물"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을 드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