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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 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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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노링 Jul 11. 2022

반하사심탕을 숙취에도 쓴다던데?

심하비 + 한열착잡


반하사심탕은 액제, 환제, 캡슐 제제 등 다양한 제형으로 출시되어 꽤나 빈도있게 사용하는 한약제제 중 하나다. 약국에서는 진경제나 위장관운동조절제 등과 같이 나가는 경우도 있고 숙취해소제와 세트로 권해드리기도 한다. 포장에 적혀 있는 문구만 보면 만능 위장약처럼 보이는데 반하사심탕은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 약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다.


반하사심탕의 이름을 해석해보면 반하+사심(瀉心)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반하"라는 약재가 들어가고 사심하는 작용을 한다는 뜻이다. "사심(心)"은 "쏟을 사 + 마음 심"인데 여기서 "심"은 "심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심와부(명치부위)"를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명치쪽에 답답한 것을 풀어준다'는 뜻으로 다른 말로는 '심하비(心下痞)를 치료한다'고 한다.


보통 황금, 황련이 포함된 처방들을 "사심탕류 방제"라고 하는데, 약명이 "00사심탕"이라고 표기된 것들은 이러한 약재가 포함되고 심하비(명치쪽이 그득하고 답답한 증)를 치료하는 약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반하는 Pinellia ternata의 덩이줄기를 말한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반하사심탕의 포괄적인 설명은 끝이다.

구성 약재들을 통하여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보겠다.


- 반하 : 위장관계 과다한 습(濕)담(痰)을 없애는 대표적인 약물

- 건강, 인삼 : 비,위에 작용하며 성질이 따뜻한 약재로서 "이중탕"이라고 하는 방제의 대표적인 구성약재

  * 이중탕 :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찬 거 먹고 배아프거나 설사할 때 쓸 수 있는 약이다.

- 황금, 황련 : 사심탕류. 청열해독약으로서 몸의 열성 반응을 제거

- 감초, 대조 : 자윤하며 약성을 조화롭게 하는 대표적인 약재


따뜻한 성질의 약을 빨간색으로, 찬 성질의 약을 파랗게 표기하였는데 한방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

"비장(脾)의 기운은 상승하고 위장(胃)의 기운은 하강해야한다." 


위는 음식물을 소화시켜 장으로 내려보내고 장에서 흡수한 영양물질은 비를 통해 전신으로 운반된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반하, 건강, 인삼은 어떠한 요인에 의해 비위의 순환이 정체되어 있는 것을 본래의 성질대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황금, 황련은 몸에 열성 반응을 제거하여 명치부가 막힌 것과 같은 증상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즉, 비위는 차고 심하는 뜨거운 상태. 어려운 말로는 한열착잡(한증과 열증이 뒤섞인 상태)를 치료하는 약이 된다.

본 방증의 임상표현을 단순한 열증 혹은 한증으로 해석하기에는 매우 곤란하다. 예를 들면 명치부가 답답하며 복무가 창만하며 찬 것을 먹을 경우 더욱 심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갈증이 나고 입술이 마르고, 혀가 홍색이며 황색의 태가 있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비통(心下痺痛) 증상이 추위나 더위를 만나면 더 나빠진다. 또한 대변은 묽거나 변비이고 소변은 맑거나 황색인 증상도 나타난다. 

출처 : 중의십대류방 - 황황 著


그럼 어떻게 숙취에 이 약을 적용할 수 있을까?

비위가 차게 되고 열성반응이 생기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된다.

차가운 성질의 술(특히 맥주)과 같이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게 되게 되면 위에서 얘기한 한열착잡 + 심하비증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적용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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