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부르는 순간 -3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김홍신 작가님은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제주가 한동안 가뭄으로 힘들었대요. 그런데 우리가 오면서 비가 내렸잖아요.
그러니, 우리는 모두 참 착한 사람들이에요.”
창밖엔 빗물이 차창을 따라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 막, 차가 강정마을을 지나고 있었다.
작가님은 말을 이었다.
“예전의 제주는, 한 집 건너가 다 친척일 만큼 다들 가까운 사이였어요.
그런데 해군기지가 들어오면서 마을이 갈라졌죠.
주민도, 가족도, 둘로 나뉘고 말았어요.”
말끝이 길게 남았다.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누가 옳은지, 나는 잘 모른다.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도, 쉽게 말할 수 없다.
다만, 그렇게까지 나뉘어야만 했던 현실이 아프게 다가왔다.
들여다보면, 모두가 이웃이고, 형제일 텐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우리는 왜, 자꾸만 둘로 갈라져야만 하는 걸까.
강정마을은 어쩌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아픈 이야기다.
정치도, 이권도, 논리도 잠시 내려놓고
그저 “진짜 옳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조금의 여지라도 남아 있기는 한 걸까.
잠깐, 그런 생각을 했었고
잠깐, 마음이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