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끝에서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싱가포르로 나왔다.
마리나베이샌즈 스카이파크에서 바람맞으며 셀카도 찍고, 무스타파 센터에서 가족 선물 살 땐 가성비 계산기로 뇌를 풀가동 해도 답이 안 나왔다.
그리고 결정타는 루지!
누가 아줌마들이라고 했나. 헬멧 쓰고 달리기 시작하자, 비명 반, 웃음 반, 경쟁심도 충전시키며 완전무장하고.
“야, 비켜~ 나 브레이크 고장 났어!”
누군가의 고성(?)에 다들 웃음이 터졌다.
어느새 우린 진짜 여행자가 되어 있었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마음은 자꾸만 들뜬다.
낯선 곳에서 길을 헤매고, 환전소 찾으러 구글맵과 씨름하면서도, 이상하게 재밌다.
‘아, 이게 여행이지!’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들.
물론 발바닥은 오늘도 시위 중이지만, 기분만큼은 만보계를 뚫을 기세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얻은 건 뭘까.
자유로운 건물들도 즐거웠다.
그리고 기념품? 예쁜 사진?
그보다 더 큰 건, 함께 웃었던 기억이다.
같이 헤매고, 같이 감탄하고, 같이 야식 앞에서 밤을 새웠던 그 순간들.
친구는 “이제 진짜 여행 맛 들렸다”라고 했고,
다른 친구는 “우리 다음엔 발칸 어떠냐”며 검색을 시작했다.
그 말을 듣는데 괜히 찡해졌다.
떠나기 전엔 아무 계획도 없었는데, 벌써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다니.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혼잣말처럼
다짐해 본다.
감사하는 법을 배우자.
그리고, 지금처럼 웃는 데 망설이지 말자.
끝.
다음 여정은 중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