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주: 죽기 살기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먹고살기 힘든 5, 60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던지는 삶과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입니다. 쌀장사로 20년을 살아온 제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풀어보고 있습니다.
환경에 적응하라.
-국내산 배추김치 특허등록. 단군의 맛 -
인류의 피부가 색깔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 대해 미국 리버사이드 대학교 이상희 교수의 유튜브 강의를 듣고 매우 놀랐다.
고대 인류가 진화를 거듭하면서 나무에서 내려오게 된다. 살던 지역은 아프리카 근처이다. 뜨거운 땡볕에 털옷을 입고 달리는 것을 상상해보면 긴털이 얼마나 거추장스러웠을 것인가. 인류는 털 없는 피부로 진화하게 된다.
막상 털이 없어지고 보니 강렬한 자외선을 막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인류의 피부는 많은 멜라닌 색소를 가지는 쪽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멜라닌 색소가 많아지면 피부가 검어지게 된다.
인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유럽 등 햇볕이 약한 지역으로 서서히 이동한다. 사람은 적당한 햇빛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 햇볕을 쪼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멜라닌 색소가 없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서 지역에 따라 하얀 피부의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사람의 피부색은 환경에 따라 진화해 온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장사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쌀장사인 나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쌀장사라고 해서 쌀만 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순수 쌀만 취급하던 내가 식당에서 필요한 다양한 식자재를 취급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동네에서 장사하시던 ‘좋은횟집’ 사장님 덕분이다.
내가 형제 완구점 뒤 슬레이트 지붕 헛간으로 쫓겨나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좋은횟집 사장님이 나를 불렀다.
- 하 사장, 지금 하 사장 맹키로 쌀 한 품목만 가지고서는 식당 거래처를 확보하기가 힘들다. 식당에서 필요한 다른 식재료도 같이 취급해 봐라. 쌈장. 간장. 와사비. 트리오 같은 거 말이다.
- 사장님. 저는 식재료를 전혀 모르는데요?
- 그라모 내가 우리 횟집에서 필요한 와사비, 간장 이런 거를 주문할 테니까, 하 사장이 식재료 도매상에서 물건에 떼어 와서 우리 가게로 갖다 도라. 하나씩 배워가모 되지 별거 있것나?
이렇게 해서 조금씩 취급제품을 확장해 나갔다. 좋은횟집 사장님 덕분에 상품의 다양성이 확보되었던 것이다. 거래처가 늘기 시작했다.
바둑으로 치면 흰 돌과 검은 돌을 구분 못할 정도로 정도로 천지를 모르던 나는 조금씩 장사를 알아갔다.
김치 고춧가루 참기름 트리오 종이컵. 커피..
취급 품목을 확장해 나갔다. 큰 장사군은 될 수 없어도 식구들 밥은 굶기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누군가 내 뒤통수를 눌러 물통 속에 쳐 박힌 채 숨이 끊기기 일보직전 절체절명의 순간에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꼈다.
내가 식재료를 취급하던 2005년 즈음에 중국산 수입 배추김치 시장이 확장 일로에 있었다. 나는 수입 배추김치뿐 아니라 국산 배추김치를 식당에 납품하고 싶었다.
나는 처음부터 내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 처음 시작하면서 내 브랜드라니.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었다. 배추김치 수입업체 대표 이영준 사장으로부터 부산 금정구 서동에 있는 ‘하정 푸드’라는 김치공장을 소개받았다.
하정 푸드 대표는 나의 구상을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국내산 배추김치 '단군의 맛'이 탄생하였다. 국산을 고집하는 고급 한정식당에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으로 국내산 배추김치 브랜드인 ‘단군의 맛’을 납품하고 있다. ‘단군의 맛’은 2014년 내 이름으로 특허청에 상표등록되어있다.
하정 푸드는 지금은 기장군 장안으로 확장 이전해 갔다. 하정 푸드와는 십여 년 이상을 사업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통은 현재가 모여서 미래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광현 교수는 자신의 저서 ‘경영자의 착각’에서 현재가 모여서 미래가 된다는 것은 과거지향적 사고일 뿐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미래가 몰려와서 현재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영자의 착각, 이광현. 40쪽
이것은 경영자는 모든 의사 결정의 시점을 미래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미래를 예측하여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며, 거기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6년, 나는 가게 상호를 ‘행복한쌀창고’에서 ‘나눔T&D’로 변경했다. 카카오스토리 프로필을 열심히 수정했다.
●정보와 자본의 빈곤에 기인한 경제적 약자들이 패자가 되는 자유시장 경제에 반기를 들다.
●서로 평등한 유통구조의 완성~! 이것이 공공의 이익에 충실한 경제 활동이다.
일견 거창한 일성! 드디어 나의 숨통이 트이는 순간이었다.
-by 하재윤-
글쓰기 프로젝트
가제: 쌀장사 20년, 인생은 아름다워!
부제: 외롭고 높고 쓸쓸한 당신에게..
들어가는 말
목차
제1장. 인생은 닥치는 대로 사는 것.
제2장. 장사는 힘들어.
장사. 행복 끝, 불행 시작.
■현재 글☞☞ 환경에 적응하라. 단군의 맛!
아 최병철 사장님.
겸손하고 볼 일.
너는 사장님인데, 나는 왜 아저씨야.
최선의 정책은 신속한 반응이다. 허허실실 작전.
직원을 잘 모셔야.
앓느니 사장이 하면, 직원을 망친다.
먼저 인간이 돼라.
소통은 힘들어.
제3장. 세상이 만든 질서에서 벗어나기.
제4장. 내 인생의 주인 되기.
제5장. 인생은 한 방향으로 버티는 힘이다.
제6장. 인생,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