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하면 꼭 있는 유형

한 해 돌아보기 두 번째 에피소드

by 등불


<오늘의 명언>

과시용 독서도 독서다



-2025 등불 돌아보기 2화-


우리 안에는 악당이 숨어있었다.

어색함이라는 공기를 화면 너머로 퍼뜨렸다.


나는 부원들을 지키기 위해서 온라인으로 독서 토론을 가지기로 했다.

우리가 속한 동아리 센터에 지원 신청을 했다.

그들께서 용돈 떨어진 우리를 위해 책들을 선물해 주었다.



어색함이야, 기다려라!


1. 자신이 책을 읽고 느낀 점 말하기
2. 책을 읽으면서 생겨난 질문거리 공유하기
3. 토론에 대한 전체적인 느낀 점


이제 어색함이라는 악당과 싸운

등불의 세 용사를 소개해주겠다.


유형 1. 광대. 분위기 리드형


그녀는 웃음으로 적막을 살살 풀어주었다. 덕분에 우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토론할 수 있었다. 광대가 추천해 준 책은 오스카 와이들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었다.


초상은 결핍을 비추는 거울이다. 도리언이 그것에 자신의 결핍이 여실히 드러나니 괴로운 것이다. 그러나 광대는 결핍을 솔직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경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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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 어색함은 물러날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유형 2. 브레인. 깊은 바다형


글쟁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역사에 관심 많은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내뱉는 한마디에 우리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너무나 생각이 깊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한강의 검은 사슴에서 제목이 주는 의의를 밝혀냈다.

'검은'은 언약함, '사슴'은 영혼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도 검은색이라는 소재가 자주 드러나는데 암울한 서사 설명 때 쓰였다. 명윤과 인영, 의선 모두 결핍을 껴안고 살아갔다. 의선을 제외한 둘은 글과 사진으로 결핍을 채웠지만, 의선은 수단이란 게 없어 발가벗고 거리를 돌아다녔다.


이때부터 동아리에 각자만의 포지션이 정해지며

어색함이 주춤하게 만들었다.


유형 3. 부잣집 사모. 경청맨형


광대와 브레인이 토론에서 빛낼 수 있도록 도와준 건 바로 경청맨이 계시기 덕분이었다. 이 친구는 자기 생각보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기 바빴다. 그래서 작품 속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섬세하다. 그가 추천해 준 <변신>에는 그레고어가 있었다.


그레고어는 어느 날 거대한 곤충으로 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가족들은 더 이상 그가 돈을 벌어오지 못한다며 구박한다. 그러나 경청맨은 여기서 색다른 발상을 시도한다.

사실 그레고어는 곤충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그레고어를 '곤충'이나 '벌레'로 낙인을 찍었다는 게 이유였다. 나도 '백수'하면 무작정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르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직 유형 하나가 더 남았다.




유형 4. 나. 어쩌면 너.

나는 이 세 친구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여러분도 마음 맞는 친구들과 독서 토론을 해봐라.

생각도 정리하고 남의 생각도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생긴다.


그리고

우리 동아리에 어색함이라는 악당도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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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토론은 마무리되었다.

우리도 도리언처럼 되지 않기 위해 우리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의선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며,

그레고어보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출판사를 차려보자는 꿈을 꾸게 되었다.


다음 챕터에는 New 부원이 들어온 우리 동아리와 새로운 콘텐츠인 멤버's week를 소개한다.



<공지>

2025년 한 해 돌아보기 에피소드는 6화까지 연재됩니다.

그 이후로는 2026년 우리의 활동을 제가 서술자가 되어 라이브로 들려드립니다.


<연재 시간>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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