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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야 Aug 17. 2022

재미있는 나팔꽃 이야기 / 나팔꽃 전설과 꽃말

가야의 꽃 이야기 /

나팔꽃이 피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화단 앞쪽 꽃사과나무 옆에 무더기로 자라기 시작한 나팔꽃,


가는 줄에 의지해 몇 가닥씩 자라는 것만 보았던지라 이 나팔꽃 무리는 색다른 즐거움과 아름다운 정경으로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더군다나 이 나팔꽃은 내가 좋아하는 하늘색에다 일반 나팔꽃에 비해 크기도 크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내게


나팔꽃 무리는 세상은 이렇게 어울려서 살아야 아름다운 법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듯 그렇게 풍성하고


분봉(分蜂) 한 벌집처럼 꽃사과나무와 위험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나팔꽃은 우리에게 친숙한 꽃이다. 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한 번만 심어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저절로 알아서 나고 자라며 커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모든 우리 전래의 꽃들이 그런 것처럼...


나팔처럼 생긴 꽃도 예쁘다. 우리 화단에 하늘색 나팔꽃이 필 때, 고인이 된 재익 언니 화단에는 빨간 나팔꽃이 피었었다.


재익 언니가 그 꽃씨를 구하기 위해 아주 먼 곳까지 다녀왔다며 달처럼 하얗게 웃었을 때 나는 재익 언니의 꽃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부러웠었다. 여든이 넘어 구하고자 하는 꽃을 구하러 차를 몇 번씩이나 갈아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그 열정과 건강이...

지금 장마 아닌 장마로 서울 시내를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때아닌 물난리로 시름이 깊지만 올봄에만 해도 가물어도 걱정이었다.


때문에 꽃사과나무를 포근하게 감싸주던 나팔꽃 줄기를 볼 수 없었다. 물론 나팔꽃 싹조차 나지 않았다. 나팔꽃을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갖게 되었는데 장마철이 되고 메말랐던 땅을 흠뻑 적시자 나팔꽃 모종은 이때다 하고 일제히 고개를 내밀었다.

그 양이 엄청나다. 꽃사과나무 아래는 물론 인도까지 나팔꽃 모종으로 넘쳐난다.


그리고 늦게 태어난 것을 만회라도 하듯 무서운 속도로 자라기 시작한다. 나는 화단 여기저기 솟아나는 나팔꽃 모종을 뽑고 또 뽑아내기 바쁘다. 그대로 두면 다른 꽃들을 감고 올라가 숨도 쉴 수 없게 만들 뿐 아니라 햇볕마저 차단해 죽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해가 뜰 무렵 피는 부지런한 나팔꽃은 오후가 되면 벌써 지기 시작한다.


이른 아침 활짝 핀 꽃도 더없이 아름답지만 꽃이 피기 전에도 심지어 꽃이 지는 모습까지도 아름다운 나팔꽃!

산책길 아파트 단지 안 어느 집 화단에서 본모습이다. 화분에 심은 나팔꽃이 줄을 타고 발코니 철제 난간을 타고 올라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꽃밭에서 / 어효선(魚孝善) 작사, 권길상(權吉相) 작곡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꽃밭에서>라는 동요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저 나팔꽃들은 분명 어느 젊은 아빠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심은 나팔꽃일 것이다.

나팔꽃[ morning glory ]


나팔꽃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메꽃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학명은 Pharbitis nil이다.


원산지는 인도인 나팔꽃은 주로 관상용으로 심지만 길가나 빈터에서도 잘 자란다. 줄기는 아래쪽을 향한 털들이 빽빽이 나며 길게 뻗어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왼쪽으로 3m 정도 감아 올라간다. 잎은 어긋나고 긴 잎자루를 가지며 둥근 심장 모양이고 잎몸의 끝이 보통 3개로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톱니가 없으며 표면에 털이 있다.

꽃은 7∼8월에 푸른 자주색, 붉은 자주색, 흰색, 붉은색 등 여러 가지 빛깔로 피고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1∼3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깊게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가늘고 길며 끝이 뾰족하고 뒷면에 긴 털이 있다. 화관은 지름이 10∼13cm이고 깔때기처럼 생겼다. 꽃봉오리는 붓끝 같은 모양으로 오른쪽으로 말려 있다.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꽃받침 안에 있으며 3칸으로 나누어진 둥근 삭과이다. 3칸에 각각 2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나팔꽃은 약재로 많이 쓰인다. 한방에서는 말린 나팔꽃 종자를 견우자(牽牛子)라고 하는데, 푸르거나 붉은 나팔꽃의 종자를 흑축(黑丑), 흰 나팔꽃의 종자를 백축(白丑)이라고 한다. 대소변을 통하게 하고, 부종·적취(積聚:오랜 체증으로 말미암아 뱃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병)·요통에 효과가 있다. 흑축의 효과가 백축보다 빠르다. 민간에서는 나팔꽃에 잎이 많이 붙어 있을 때 뿌리에서 20cm 정도 잘라서 말려 두었다가 동상에 걸렸을 때 이것을 달인 물로 환부를 찜질한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나팔꽃 [morning glory]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나팔꽃 전설


먼 옛날 중국 어느 마을에 그림 실력이 뛰어난 화공이 살고 있었다. 그 화공에게는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아주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아갔다.


그런데 화공의 부인이 천하일색이라는 소문이 고을 원님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화공의 부인을 본 원님은 화공의 부인을 차지하기 위래 누명을 씌워 화공의 부인을 잡아들였다. 원님은 화공의 부인에게 자신의 청을 들어주면 집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며 화공의 아내를 회유했지만 그녀의 저항은 완강했다.


이에 화가 잔뜩 난 원님은 화공의 부인을 성곽 제일 높은 방에 가두어 놓았다.


사랑하는 아내가 너무나도 보고 싶은 화공은 아내가 잡혀간 이후 곡기를 끊고 오직 자신의 아내만 그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기력이 떨어져 화공은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가 없게 되었다. 화공은 그동안 그린 아내의 그림을 가지고 있는 힘을 다해 사랑하는 아내가 갇힌 성벽 아래에 묻고 나서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성곽에 갇힌 화공의 아내는 매일 밤 똑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여보! 나는 밤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몰래 성벽에 오르지만 다 올라가기 전에 날이 밝아 당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오곤 하네요"


남편의 이런 말을 꿈속에서 매일 듣고 이상하게 생각한 아내가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 성벽 밑을 내려다보았다. 그랬더니 그곳에 성벽을 타고 올라오는 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내는 그 꽃이 남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반가운 나머지 그 꽃이 자신이 갇혀있는 성벽 위까지 도착하기를 안타깝게 기다렸지만 해가 중천에 오르자 꽃은 기력을 다한 듯 그만 시들어 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성벽 아래를 내려다보았지만, 아침에 금방이라도 성벽 끝까지 오를 듯한 그 꽃은 해가 중천에 이르자 그만 시들어 성벽을 더 이상 오를 수 없게 되었다. 아내는 이른 아침 남편이 환생한 꽃이라 믿은 그 꽃을 내려다보며 그동안 못다 한 사랑을 속삭였다. 아내의 속삭임을 더 잘 듣기 위해 그 꽃은 꽃잎이 나팔 모양으로 벌어져 지금의 나팔꽃 모양이 되었다고 한다.

나팔꽃의 꽃말은
 ‘좋은 소식, 결속, 허무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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