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탄생화
나는 아주 작은 고리 모양의 씨앗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람들은 내 씨앗을 보고 마치 구부러진 고리나 말린 조각 같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그 작은 몸속에는 끝내 햇살을 닮은 빛을 피워내려는 힘이 숨어 있습니다. 가을에 흙 속에 눕혀지면, 나는 곧 어린 싹을 틔워 차가운 겨울을 맞이합니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내 연약한 잎을 스치고 지나가지만, 나는 꺾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봄 햇살 속에서 반드시 환한 얼굴을 열어야 한다는 운명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 봄, 얼음이 녹고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나는 드디어 노란 빛을 터뜨립니다. 사람들은 내 꽃을 보고 “햇살 같다”라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나는 추위를 견딘 끝에 피어난, 봄 햇살 그 자체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Calendula officinalis라고 부릅니다. ‘칼렌둘라’라는 이름은 라틴어 calendae, 한 달의 첫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내가 계절과 상관없이 거의 언제나 피어나 달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기 때문이지요.
내 고향은 지중해의 따뜻한 땅. 그곳에서 나는 태양을 닮은 빛깔로 피어나,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건네왔습니다.
내 꽃잎은 단지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말려서 차로 우리면, 사람들의 지친 눈을 밝혀줍니다. 긴 하루 끝, 흐릿해진 시야에 맑음을 선물하고, 노화를 더디게 하는 힘을 품고 있지요. 그 비밀은 내 속에 가득한 루테인과 카로티노이드. 태양의 빛을 머금은 내가, 다시 눈부신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돕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종종 나를 내 사촌, 천수국(Tagetes)과 혼동합니다. 우리 둘 다 황금빛 미소를 띠고 있어, 사람들은 쉽게 우리를 ‘메리골드’라 부르지요. 하지만 나는 차와 약이 되는 꽃, 그는 해충을 막고 밭을 지키는 꽃. 같은 황금빛이라도 제각각 다른 사명을 안고 살아갑니다.
아주 오래 전, 태양신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녀는 눈물 속에서 나로 변해버렸지요. 그래서 나는 태양의 연인, 그리움의 꽃이라 불립니다. 낮 동안 태양을 따라 고개를 돌리며, 꺼지지 않는 애정을 이어갑니다.
사람들은 내 노란 얼굴을 보고 밝음을 떠올리지만, 내 안에는 다른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애정의 고통, 이별의 슬픔, 그리움.”
나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지닌 꽃입니다. 그래서 더 인간을 닮았다고들 하지요.
나는 당신이 심어주던 화분 속에서도 피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어린 싹으로 견디고, 봄에 눈부신 햇살을 닮아 피어났지요.
혹시 지금 당신의 삶에도 매서운 겨울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면, 나를 기억하세요. 작은 씨앗이 추위를 버티고 결국 눈부신 꽃이 되듯, 당신의 인생도 곧 환하게 피어날 것입니다.
https://youtu.be/XqOCoRlsUiM?si=kpG_p3rGfxdb48jW
오늘, 8월 24일. 나 금잔화가 탄생화인 당신에게 전합니다.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품은 나처럼, 당신의 삶 또한 따뜻한 햇살로 빛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