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의 탄생화
나는 안스리움, 불타는 심장을 꺼내놓은 듯한 붉은 꽃.
사람들은 나를 보고 “불변의 사랑”이라 부르지요.
내 붉은 빛 속에는 뜨거운 열정과, 오래도록 머물러 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숨어 있습니다.
내 이름은 그리스어에서 왔습니다.
Anthos(꽃) + Oura(꼬리) = 꽃의 꼬리.
사람들이 꽃이라고 부르는 붉은 잎은 사실 나의 불염포이고,
그 중앙에 길게 솟은 노란 꽃차례가 바로 “꼬리”라 불린 부분이지요.
그래서 나는 “꽃의 꼬리”라는 다소 엉뚱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한국말로 ‘안스럽다’라는 말이 있지요.
그 소리를 들으면 어쩐지 내 이름과 닮아 마음이 설레곤 합니다.
‘안쓰럽다’의 옛말, 안스럽다.
사랑 앞에서 서툴고 애틋한 그 마음,
나도 내 붉은 심장을 꺼내 보이며 늘 그렇게 “안스럽게” 피어나고 있으니까요.
아마존 원주민들은 나를 불타는 심장이라 불렀습니다.
전쟁터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 같다고, 혹은 신이 사랑하는 이의 심장을 꺼내 하늘에 걸어둔 모습 같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콜롬비아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사랑을 금지당한 추장의 딸이 불길 속에 몸을 던졌을 때,
그 자리에 내가 붉게 피어났다고 하지요.
사람들은 나를 보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꽃”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사람들이 내게 붙여준 꽃말은 불변의 사랑, 환영.
결혼식의 장식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전하는 선물로
나는 오늘도 불타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열대의 숲속에서 왔습니다.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를 좋아하지요.
실내에서도 곧잘 적응하며, 공기를 맑게 하는 힘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집이나 사무실에서 나를 키우는 사람은
늘 따뜻한 환영과 사랑의 기운을 곁에 두는 셈이지요.
나는 붉은 불염포 속에 진짜 꽃을 숨기고 있습니다.
사랑이 그렇듯,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속에도 늘 진실한 심장이 뛰고 있지요.
사람들이 나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조용히 속삭입니다.
“내가 여기 있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언제나 변치 않고 안스럽게 당신 곁에 머물 거예요.”
https://youtu.be/vBraF-fYzUQ?si=LgACXjI6eXORZ2j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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