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페인행은 Conference 참여 때문에 가게 되었다. 보통 공항은 2시간 전에는 도착하는 걸로 해서, 동료들과 8시까지 만나기로 했었다.
일찍 일어나버려서 7시에 출발.
일출의 하늘이 되게 색감이 좋았었다.
이게 무슨 6유로냐 깡패네 진짜
이번 일정은 정말 준비가 하나도 안되어있어서 마음 놓고 있었다. 사실 일하러 온 거지 뭐.
유럽 역사, 정황들에 대해서 그다지 알고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스페인도 EU이고 유럽 국가니까 유로 쓰겠지 하고 얻어걸린 상황 같다. 휴대폰 유심, 유럽 국에서 쓸 수 있는 카드 등 다행히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되었다.
북유럽 같은 경우 EU에 해당 안 되는 지역도 있어서, 화폐단위나 통신사를 알아봐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집에서 공항까지 2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여서 현금 좀 뽑아가려고 일찍 왔었다. 캐러멜 마끼야또를 발견하고 하이킥이 생각나는 김에 샀는데 이 양심 없는 가격들은 언제나 적응이 안 된다.
베를린 신공항 브란덴부르크, 깔끔한데 뭔가 좀 백화점 안에 지어 놓은 것 같은 느낌임
독일 처음 왔을 때는 테겔공항으로 왔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봉쇄하더니 이제는 운영 안 하는 것 같음.
그 공항이 서쪽에 있었어서 우리 집에서 좀 시간이 걸렸는데, 오히려 동쪽에 사는 지금이 여기랑 가까워서 더 잘 된 것 같음.
왼쪽부터 중국, 한국, 독일 국적인 동료들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만나서 출발, 부엘링 이 저가항공은 비행기가 작아서 그런가 직접 걸어서 타야 됨.
나는 첫날 발표이기 때문에 전날에 먼저 도착해서 위치랑 이동수단을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실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에서 석사 시절 conference 참여했을 때는 어디 놀러 갈 수 있는 생각을 전혀 못했고 전날, 참여 10분 전까지 ppt 슬라이드 내용 바꾸기에 집중해야 했다. 그나마 이후에 잠깐 1~2시간 정도 여유를 가져본 게 다였다.
사실 일을 하러 간 거지, 스페인 어디를 간다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 독일인 친구는 이곳에 대한 기대치가 나보다 더 충만했었다. 스페인이란 나라가 그다지 내 마음속에서도 없었고, 감흥도 없었는데 우연히 오게 된 나라가 되었다.
바르셀로나 Parallel 거리, 역 앞 2분거리라 굉장히 잘 잡은듯.
Air bnb로 예약 잡은 아파트여서, 짐을 두려고 왔는데 문제가 생김. 키를 어디서 받는가? → 휴대폰 어플 설치 후 활성화된 코드로 문 열어야 함.
독일처럼 금속 열쇠로 문 따는 게 아니고, 스캔해야 되는 건데, 위의 사진에서 저 벽돌 사이에 조그마한 스캐너가 있음.
우리 중에 스페인어 할 줄 아는 사람? → 없음
air bnb로 예약해본 경험자? 없음
그래도 다행히 영어를 하시는 스태프 분이랑 연락되어서 절차를 따르게 되었다.
+TMI)
그런데, 셋이 다들 생각이 같은 게 직접 만나서 키를 받아야 되는 줄 알았음.
개인 이메일, 여권,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입력해서 보내주고 이메일로 어플 설치해야 되는 것을 확인하고 알게 됨. 한 10분을 밖에 있다가 같은 건물 사람들 덕에 입구까지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서도 30분을 이야기함. 그래도 좋은 경험한 게, 다음에는 이런 일 안 겪게끔 크게 기억에 남았다는 거다.
특히나 바르셀로나가 워낙 소매치기가 많은 도시라 어딜 가도 경계하게 되었는데, 만약 다음에 오게 된다면 미리 준비 좀 하고 와야겠다.
얘가 서류 가지고 있는데, 휴대폰 배터리 2%였음 휴대폰에 손가락으로 톡토독 해서 해결된게 문명의 발전을 다시금 깨닫게 되어서 신기하다.
집이 굉장히 넓다. 이 친구가 6명으로 예약했었다고 한다.
집이 옆으로 넓음
원룸 쓰듯이 방 썼는데, 저 에어컨이 신의 한수였음.
나는 침대 1개 있는 원룸, 중국인 친구는 2층 침대, 이 친구는 4개 침대 있는 곳을 씀.
여기가 좋은 게, 어딜 가나 에어컨이 있어서 좋았음.
무사 입성 기념으로 한 장 찍고 밥 먹으러 나가볼까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시우다드 콘달이라는 맛집이었다.
꿀 대구를 꼭 먹어보라는데 얘네 둘 다 바다가 있는 도시에서 자랐는데도(광저우, 브레멘) 해산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 보였음.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이 레스토랑은 정말 맛에만 집중한 것 같다.
양이 너무 심해서 가족들과 같이 가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하다.
새우 버터구이, 홍합인데 저게 8.70유로
버섯요리 이름 뭔지 모름 맛있었다고 함, 6.95유로
내가 가자고 했는데 동료들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 미안해 얘들아. 이 기회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꿀대구, 맛은 진짜였음. 11.95유로, 그리고 한입거리 미니 햄버거 3.35유로
카사 바트요 (Casa Batlló), 스페인 건축의 아버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이다.
밥 먹은 뒤 거리를 걸어보았다. 독일인 동료가 신나는 눈으로 가자고 해서 함께 가게 되었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누군지를 몰랐는데, 이곳에 와서 매우 유명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공룡 뼈? 아쿠아리움? 신박한 곡선들의 모임이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 한다. 1906년에 완공된 이 건축물은 100년이 가깝게 지난 2005년에서야 유네스코로 지정되었다.
이 건물만 뭐랄까 다른 건물들과는 다르게 튄다고 해야 하나. 초월해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 파세오 데 그라시아 거리 43번지는 건축가들의 모더니즘을 뽐내는 건축물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주변에 카사 밀라 (Casa Milà, 1912 완공)도 있었는데 이것만 보는 걸로 만족했다. 다음에 세뇨리따랑 같이 와야지 ^-^
가우디의 7대 건축물 중인 하나인 아파트라는데, 그 카사 밀라라는 건 의뢰인 페르 밀라라는 사람이 의뢰해서 생긴 밀라의 집이라는 스페인어 뜻이다. 우리나라 김씨네 집 그런 느낌, 그렇게 그 심오한 건축물도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한다.
곡선, 구멍, 기둥 하나하나가 의미하는게 다르다고 한다.
바닷속 느낌의 이 신묘한 건축물을 구경하려고 사람들이 굉장히 몰려들었는데 카메라에 담기에는 너무 커서 떨어져서 찍느라 차도까지 나가서 사람들이 있었다.
다음으로 근처에 있다던 파밀리아 사그라다를 보러 갔다.
parroquia de san francisco de sales barcelona
약 1.5km를 걸어가니까 또 신기한 건축물이 나왔다. 사람이 모여있어서 이것도 그 가우디 건축물인가 했는데 그냥 애들 하교 시간에 부모님들이 마중 나왔던 거다.
이 성당은 수녀원인데, 1885년에 지어져서 지금은 학교로 함께 쓰인다고 한다.
멀리서 위로 솟은 건물이 보인다.
건물이 굉장히 크다.
이 가톡릭 대성전은 1882년부터 1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축 중이라고 한다.
가우디 사망 100주기인 2026년에 완공할 예정이라는데, 2050년에 완공이 되어도 빠른 거라고 한다.
지금은 독일에 있는 울름 대성당이 161.5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데, 이 172.5m의 성당이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되겠다.
바르셀로나 몬주익 언덕이 173m로, 172.5m로 지어 신을 감히 기만하지 않겠다는 가우디의 의미라고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광각으로 찍어서 되게 작아보인다.
가까이에서는 한 순간에 담을 수 없었기 때문에 광각으로 찍게 되었다. 실제로 본다면 굉장히 웅장한 느낌의 건축물이다.
올해는 주구장창 건축물들만 보는구나
옆에 붙어있는 건물
Honor, Poder, Força(명예, 권능, 힘) 이 세 가지가 적혀있다.
가우디가 죽은 뒤에도 이 건축물의 공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은 카탈루냐 출신으로만 구상되어 있다고 한다.
가우디가 성당을 지은 이유는 카탈루냐 지방이 하느님께 죄를 지었다는 생각에 건축에 몰입했고, 당시 친구나 가족들마저 사라진 이후에 자신의 집을 버리고 성당 지하의 작은 방에서 거주하며 설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토록 세밀하게 짓는건 가우디 사후에도 건축을 진행할 성당 건축위원회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뒷면, 앞 뒤로 왜이리 다른 느낌이지
고딕양식 그 자체구만
앞에 분수대가 있었는데, 동물들도 서식하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가우디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왜 그 긴 세월 건축이 늦어지냐면 다음의 이유가 있다.
- 건축비가 오로지 입장료에 의해 이루어지는 점.
- 건축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적다는 점
- 건축가가 이미 사망하여 현대 기술과 비견될 정도로 복잡한 건축 설계도를 해석하는 게 어렵다는 점.
이제 집에 가자.
먹는거를 그렇게 크게 가리지 않는데, 이 친구들은 좀 다르다.
정통 동양식이 아니면 버틸 수 없는 중국 친구, 빵식이 아니면 안 되는 독일 친구 그 사이의 잡식 한국인
독일 친구가 바게트를 아주 좋아해서 치즈, 버터, 달걀과 함께 장을 봤다.
여기도 Aldi 마켓이 있기에는 마찬가지인데, 매우 저렴하다. 저렇게 사도 7천 원이 안된다.
그렇게 세 명이서 2일을 버틸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물리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음 날부터는 내가 요리를 맡아해 줬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첫 날이 저물었다.
연습해야지 발표 연습.
바르셀로나 두번째 날 이동 경로
바르셀로나 대학교 (Universitat de Barcelona)에서 conference가 진행되었다.
여기 학교 스페인의 3대 학교라고 불린단다. 거의 서울대 연고대 수준인가.
아침에는 역시 언제나 커피 한잔과 함께 시작 해야지 ^-^
아침 날씨가 굉장히 좋다. 어제 비와서 그런가.
강당이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고, 중간 정도 크기의 강당이었다. 자리도 괜찮고 다 좋았지만 빔프로젝트의 화면이 작아서 좀 아쉬웠다.
함께 콜라보하셨던 분께서 발표하셨다. 저기 되게 좋은 환경의 독일 국립 연구소이다.
내가 발표하는 동안 독일인 친구가 근처 해변가를 촬영해 보내줬다.
이 친구는 다음날 발표였는데,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게 뭐여 했었는데, Zoom in 해보면 zoom 으로 이어진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자 이제 발표하자.
이번에도 운 좋게 포스터로 참여하게 되었다. 구두 발표해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20~30분 발표하는 것보다 하루 종일 서 있는 저게 더 체력소모가 필요하다.
추남 얼굴 방지 부착 스티커
많은 사람들이 관심가져주고 질문 해줬었다.
하루 종일 40~50명 정도에게 설명했었는데, 아무쪼록 최선을 다 한 것에 후회는 없었다.
는 뻥이다. 그렇게까지 이목을 끓었으면 이번에도 상은받았어야지.
준비한 게 많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대회에서 몇 번의 수상을 받던 한 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게 내 지식이고 실력이다. 일단은 논문이나 제대로 써야 한다.
동료가 찍어준 발표현장
불쌍한 영어 발음은 몇 년이 지나도 바뀌어지지가 않는구먼. 그래도 관심 많이 가져주니 기분 좋았다.
짜파게티와 제육볶음을 해줬다.
겁나게 비싼 물가도 물가이지만, 뭔 식재료가 질이 떨어지는 것을 파는가 싶을 정도로 집 앞 마트에는 벌레가 득실대는 야채들이 가득했다.
밥을 해줬어....!
중국 친구가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것에서 진짜 공부를 열심히 했구나 했는데, 바게트에 치즈 올리고 버터 바른 게 요리라는 이 친구는 진짜 철판이 팬저 탱크 급이다.
둘째 날은 어디 가지 않고 그렇게 집에서 아직 발표가 남은 동료들의 발표 연습을 도왔다.
그렇게 바르셀로나의 두번째 밤이 저물었다.
느낌이 싸한 게 여기 요리사로 고용된 느낌
매일 아침 간단한 계란 요리와, 주먹밥, 베이컨 식을 만들어줬다.
네 줄 요약
1. 바르셀로나 학술대회 참여 겸 이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들을 감상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