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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세계 속으로 스페인(Spanien)-4

아름다운 건축물과 카탈루냐 문화의 조화

by 폐관수련인
바르셀로나 넷째날 이동경로

오늘은 Conference 마지막 날이다. 끝나고 뭘 할지 안 정했었는데, 이번에도 독일 친구가 구엘 공원에 가자고 했다.

바르셀로나 대학 내부 광장, 내부에 카페와 식당이 있다.
유럽 대학은 캠퍼스 건물이 한 곳에만 위치되어 있는게 아니다. 바르셀로나 전체에 고루 퍼져 있다고 한다. 찐 대학 도시군.
질문 폭격기, 마지막 강연자까지 질문하는 폐관수련인

학술대회가 1시쯤에 일찍 끝나고 관광지를 나섰었다.

사실 그냥 집에서 쉬려고 했었는데, 시간 없다면서 뭐 목적지도 안 알려주고 5~6km를 걷게 되었었다. 뭐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줘야 할 거 아닌가... 중국인 동료는 구두를 신고 와서 전철이나 버스 타고 가도 될 거를 왜 걸어가냐고 물으니, 안에서 보는 관광은 의미 없어서 걸어가는 거라고 한다.

걷는 것도 걷는 거지만, 더워서 신경질이 좀 났었다.

구엘 공원 가는 길, 눈 한 30초 감고 번쩍 떠서 다시 보면 서울 거리로 보일 수 있는 이색적이지 않는 거리이다.
저기 너머로 무슨 성 같은게 보인다, 진짜 진심 덥다 더워서 뭐 관광이고 뭐고 반팔 챙겨올걸 스페인의 11월은 찜통이다.
구엘 공원을 가려니까 돈을 받아서 독일 친구가 갑자기 안 가겠다고 한다. 그러고는 벙커로 언덕 오르기 시작.

여행은 마음 맞는 사람이 함께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10년 지기 절친도 여행 가서 손절하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1시간을 함께 다녀도 애초에 안 맞는 사람은 안 맞는 것 같다.


왜 물어봐도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건지, 말없이 빠르게 걷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의 표현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한 번만 조른 게 아니고 3일 내내 졸라대는 게 이해가 될 만큼 목적지를 인간 내비게이터처럼 파고 나아갔다. 혹은 자동차 핸들 잡은 사람이 법인 것 같다.


4~5천 원 아끼자고 이 거리를 걸어가냐고 물어보는 중국인 동료의 눈에서는 괜히 따라왔다는 눈빛이 느껴졌다.

벙커 중간 언덕에 왔다. 더 올라가면 멋진 광경이 보일 것 같다.
바르셀로나 벙커, Bunkers del carmel 이다

바르셀로나의 파노라마를 볼 수 있는 이 벙커는 1936~1939년까지 이전의 군사기지였었다고 한다. 대공포 Turó de la Rovira가 있었고, 전투에 의해 부서진듯한 콘크리트 벽을 볼 수 있는데, 그래비티와 재작업을 통해 몇몇 잔해들을 복구한 것 같다. 이곳에 사람이 많이 찾는 이유가 공짜라서 그런 것 같은데, 풍경은 확실히 보기 좋았다. 바람도 시원하고 느낌도 상큼해졌다.


서양인들이 오지 탐험이나, 익스트림 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 나도 좋아하지만 목표, 목적 없는 행동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


독일이 워낙 평지로 되어있다 보니 산에 대한 갈망이 있는 건 알겠다. 이 브레멘에서 온 친구는 돈 5~6천 원 쓰는 것보다 당장에 직접 몸으로 느끼는 게 더 맞는 체질인듯하다.

벙커 뒷 방향 거리인데, 뒷 쪽에는 여기는 건물들이 바닷 방향보다 그렇게까지 정돈되지 않아보인다.
멀리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보인다. 규칙들 속에 불규칙처럼 정말 독보적이다.
웃 ㅊ차차 올라가서 풍경 확인하는데, 비둘기가 왜이리 많니 여기
다행히 오늘도 날씨요정이 함께 해주었다.
뒤에 통신 기구랑 전봇대가 있었는데, 저기서 보면 더 잘 보일 것 같아서 올라갔었다.

이 독일인 친구는 사진도 안 찍고, 말없이 쉬는 게 이 순간에 대해 마음속에 남기고 싶은 것 같다.

저기 앞이 바로 낭떠러지였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아서 앉아봤다. 5~6m 정도 높이로 보였다.

나 : 여기 오고 싶었던 거임?

??? : ㅇㅇ 풍경 좋지?

나 : 갈 때는 버스 탈거지?

??? : 걸어갈 건데?

중국인 친구 : 나 지금 배가 너무 고파 물도 마시고 싶어

중국인 동료 물건이 나한테 있어서 주러갔는데 없어짐, 다시 돌아오니까 독일애도 없어짐. 나 미아됨

저 말을 하고 바로 가길래 근처에서 사 먹는 줄 알았는데, 집으로 갔다고 한다. 독일 친구랑 10~20분 정도 이야기하고 있다가 안 보여서 어디 갔냐고 서로 찾다가 전화, 인터넷도 안 터져서 우왕좌왕하다가 뿔뿔이 헤어졌다.

밤 야경이 훨씬 이쁘다고 한다.

여기 바르셀로나 좀 이상한 점이, 120h 무료 교통 이용권을 샀는데 관광지로 가는 버스는 돈을 받는 버스들이 많다. 관광지가 유네스코로 등재된 곳들이 많다 보니 문화재 보존에 힘쓰는 것이다.

10유로로 그렇게까지 비싼 가격도 아니지만, 시원한 날에 가면 더 좋겠다. 진짜 너무 더워서 정신을 못 차렸기 때문에 샤워하고 옷 갈아입으러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시내 영상
스페인 지하철 특유의 색깔이 묻어난다.

황당한 게, 내가 제일 먼저 숙소에 도착했다.

샤워하고 있는데 누가 방에 들어오길래, 보니까 독일인 친구였었다. 내가 중국인 친구랑 함께 동행하는지 알았다고 한다.

중국 친구는 아시아 메뉴가 없으면 밥이 안 넘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근처 wok이라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사러 갔다 왔다고 한다.

휴대폰으로 받는 전자 키가 access가 없어져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대성당 가다가 마주쳐서 문을 열어주게 되었다. 어찌어찌 우연찮게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구나 했지만, 다들 갈 곳이 없었던 것 같다.

다시 온 대성당 앞 골동품 벼룩시장 거리

국제 학생증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7유로로 입장했다. 스페인 시내 학생이 아니면 효력이 없는 듯하다.

무료입장 시간이 따로 있었다.


<무료입장 시간>

월요일-금요일(평일)

→ 08:30 ~ 12:30, 17:45 ~ 19:30

토요일, 공휴일 전날

→ 08:30 ~ 12:30, 17:15 ~ 20:00

일요일, 공휴일

→ 08:30 ~ 13:45, 17:15 ~ 20:00


초 1개당 1유로였는데, 가족들 위해서 4개 정도 구입했다.

들어갈 때 모자는 벗고 들어가야 되는 게 예의라고 한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 Catedral de la Santa Creu i Santa Eulàlia (카탈루냐어) 은 13세기에 걸쳐 15세기 1448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이 대성당은 가운데 우물에 13마리의 거위가 있는데, 당시 에우렐리아 이라는 사람이 13세에 순교했었기 때문에 13마리라고 한다.

개인 느낌으로는 문화제 보존을 위해 너무 쇠창살이 과하게 많은 느낌이라, 제대로 내부를 감상할 수가 없었다. 아니면 이것 또한 의미가 있는 건가?


성모 마리아 상이다. 기품이 느껴지는 예술성이 돋보인다.


사실 내가 종교가 없어서 저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사람 손으로 저 조각상 만들었을거 생각하니까 그런 조각가들은 평소에 뭘로 연습할까 궁금하네, 재료만 해도 돈 많이 들 것 같다.
중세유럽 풍의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다.
조밀하면서도 섬세함이 느껴진다는데, 예술성이 없는 내가 보기에는 그저 고딕양식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13세 마리의 터줏대감들, 거위가 사람을 안 무서워하고 눈싸움을 한다.
장식이 굉장히 화려한데, 저 금장의 색깔이 촛불에 비춰지는 색과 비슷해보인다.
많은 신도들이나 종교인들이 와서 기도하는 곳이라고 한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보이는 곳이다. 이곳도 철장으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요로콤 막아놓은 곳임. 기도 하는 곳 같음.
촛불이 신성 영역을 밝히는 것인가, 신성해서 빛이 밝혀지는 것인가
중세유럽 풍에 어울리지 않게 급 현대 사회의 물품들이 곳곳에 껴있다.
뾰족한 고딕 양식의 내부도 뾰족한 기둥들로 가득하다.
제가 지식이 짧아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십자가에 걸리신 예수님이신가, 조각이 굉장히 디테일하다.
이 동상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초를 나열해놨다. 사진에 보여주는 흰색 심지를 통해 불을 옮기면 된다.
거위가 자꾸 울어댄다.
거위 샛기...
사람 쳐다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건물 내부에 사진과 같이 동상들이 굉장히 많은데, 철장으로 막아놔서 관광에 아쉬움이 남았다.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들
LED와 촛불이 공존하는 곳, 여기도 기도를 위한 공간 같다.

무슨 인연이 닿아 이곳에 오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바르셀로나는 축구팀으로 더 기억나는 도시인데 이렇게 건축물로 유명한 지역인지 몰랐다. 막상 와서 보고 나니, 이런 곳도 있구나 한다.

600년이나 지난 지금, 흘러간 시간은 어디로 가고 내가 이 자리에 와서 구경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그럼에도 결국 이곳에 온 이유는, 무언가에 이끌려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온 것이다.

사진이나 많이 찍어서 가족들에게 보내줘야지.

다음 날은 독일인 친구와 몬세라트에 트랙킹 하러 가기로 했었다.

숙소로 돌아가자
바르셀로나는 참 많은 페스티벌이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여행 갈 때 무조건 조사하고 가야지 마음이 놓인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가서 얼만 타는 그 상황이 안 간 것이 나을 만큼 시간낭비인 것도 없다.


이렇게 오늘도 바르셀로나의 네 번째 밤이 지났다.


세 줄 요약


1. 바르셀로나 시내 풍경과, 대성당에 가보았다.

2. 규칙적인 건축양식들이 아주 고풍스럽고 중세유럽스럽다.

3. 거위샛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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