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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세계 속으로 스페인(Spanien)-5

아서왕 성배 전설의 산타 마리아, 몬세라트 - 세계 4대 성지 편

by 폐관수련인
스페인 다섯째 날 이동 경로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몬세라트 기차역까지 가야한다.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몬세라트를 가는 방법을 두 가지가 있다.

1. 버스 이용(Julia 버스)

Sants 역 앞 버스 터미널 → 직접 결제 후 몬세라트 역 도착 편도 기준 5.1~6유로

2. 기차 이용(R5)

에스파냐 역(Pl.Espanya) → 역 내부에서 R5 타는 곳까지 걸어가야 됨, 표지판 보고 따라가야 됨.

→ 만레사(Manresa) 행 R5 탑승, 편도 기준 5.75 유로


출발 전 조사가 부족하니 몬세라트 출발하는 버스 아침 시간대를 놓치면 오후에 가야 한다는 사실과 기차 통합 티켓에 대해 몰랐었다. 게다가 몬세라트 근처에 가서는 몬세라트 역 이전에 내려서 곤돌라를 타거나, 몬세라트 역에서 몬세라트 수도원까지 약 8유로 정도 추가로 지불하고 산악기차를 타는 방법을 몰랐었다.


경치는 좋다. 이 독일 친구는 굉장히 싫어했다.
돈 1~2만원 아끼자고 이 거리를 직접 걸어서 가자는 이 친구의 여행 스타일은 몸소 직접 느끼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몬세라트 역에서 몬세라트 수도원까지 산악 기차로는 12분이지만 사람이 직접 올라가는 속도가 기계로 올라가는 속도를 이길 수 있을까?

산악철도 올라가는 길, 거의 다 왔다. 경치가 점점 좋아보인다.
성조지상, 유명한 조각가가 만들었다는데, 중세유럽기사인가? 아니면 사제인가?

네모네모 열매를 먹은듯한 조각상을 보았다. 왼쪽으로 보든 오른쪽으로 보든 나를 쳐다보는 듯한 시선을 가지게 되는 조각상이다.

몬세라트 수도원에 도착하니 웅장한 모습의 역암들이 나란히 맥을 이루고 있었다.
몬세라트에 아이유가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간판 위치로 보이는 생동감)

이런 세계 신성지에는 신이 다녀간 곳이라고 불리는데, 나는 종교가 없어 신을 믿지는 않지만 신이 다녀간 곳은 믿을 만한 것 같다. 마치 정해진 규칙성으로 움직이는 원자들처럼 거기에 위치된 사람들이 돌고 돌아서 약속이라도 한 듯 이곳에 위치한 것과 같이 느껴진다.

내 인생 바꿔준 아이유지만, 아이유 때문에 이곳에 온 게 아니라 정말 우연히 오게 된 거라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다. 는 사실 뻥이고 그냥 의미 부여한 거다.

수도원 입구, 조각상들의 인물이 바이블에 나오는 인물들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몬세라트 산은 해발 1236m로 그렇게 높지 않다. 이 수도원은 산 중턱 고도인 725m에 세워졌다고 한다.

수도원 내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롱함이 느껴진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기적을 일으켰다는 검은 성모 마리아 상이 중심에 있다. 사실 들어가는 입구가 두 가지 길이 있었는데 한 곳은 성모 마리아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다른 하나는 내가 들어간 입구이다.


매주 토요일 특정 시간마다 50명의 합창단을 감상할 기회가 있다는데, 아쉽게도 그 시간에 맞추지는 못했다.

그 합창단은 13세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9~11세로 이루어진 합창단의 경쟁률은 1500 : 1로 세계 3대 어린이 합창단이라고 한다.

뭣 모르는 내가 이 신성함을 알 수 있을까
색감과 건축물의 비율에 소름이 돋았다.
몬세라트 수도원 내부 다른 각도
스테인드글라스로 비춰지는 빛이 아주 눈부시다.

과학을 모르던 그 시절 그 사람들은 빛 반사에 대해 몰랐으니, 검은색이던 그림자에 색깔이 더해지니 신의 존재를 각인시켰을 수도 있겠다.

만든 사람의 손재주가 얼마나 뛰어나길래 저렇게 복잡한 모양을 만들 수 있었을지 알만하겠다.

누군가는 서기 50년, 1세기에 만들어졌|다며 주장, 누군가는 9세기에 만들어 졌다고 주장하는 검은 성모 마리아 상이다.

이 검은 성모 마리아 상이 안고 있는 건 예수라고 한다. 작은 동상이 굉장히 무겁다는데 옮기는데 고생 좀 했었을 것 같다. 이 수도원은 약 1천 년 전 양치기들에 의해 발견되었는데, 노랫소리와 밝은 불빛에 이끌려 가보니 동굴 속에 작은 수도원이 있었다고 한다.

몬세라트 내부 영상
동굴 안에 초를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정말 아이유 때문에 온건 아닙니다. 성지순례로 온거에요.
저 멀리 언덕에서 십자가가 보인다.

자 이제 트레킹을 시작해볼까.

한 30분 가다가 발견한 암벽 등반가들이다. 그들에게는 이곳도 초보자 코스라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고 정상에 올랐다.

물이 떨어졌길래 탈수 걱정을 잠깐 했었는데,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화장실이 있어서 보니까 가져온 페트병으로 물을 담아보려 했더니 갈색 물이 나와서 그만두었다.

몬세라트 정상, 경치가 아주 끝내줬다.
이 곳에 도달하게끔 만든 인연은 무엇이었을까
돌 산 위에 저거 나무 아니다, 사람이다.
무엇이 나를 이끌 었을까...

사람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인연 또한 각자 다른 색깔을 보이며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왔으면 좋았을 걸, 나 혼자 이것을 본다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았다. 항상 가족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이 종교도 없는 동양인이 여기서 돌 쌓고 소원 빌고 있는 모습이 재밌었는지 독일인 친구가 뭘 빌었냐고 물어봤다.


für meine Liebe und Leidenschaft.


라고 대답했다.


이 돌무더기 아래에는 소각로가 있었는데, 아마 야밤에 구조신호를 위해서 만들어진 곳 같다.

이 친구나 나나 계속 단체로 온 사람들 사진 찍어줬음
알로에인가? 물 떨어지면 저거 먹고 연명 할 수 있는건가.
저 사람들은 돌산을 클라임빙해서 올라 갔다고 한다.
몬세라트 정상의 경치
돌 바위 위에서 싸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몬세라트 트렉킹 이동경로
몬세라트 트렉킹 이동 시간

GPS를 켜놨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자동으로 카운팅 된 듯하다. 아침 10시에 떠나서 오후 7시 반에 돌아왔는데,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많이 걷지는 않은 것 같다.

저 돌산들 때문에 톱니산이라고 불리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럴만 한 것 같다.
회색과 녹색의 조화가 아주 영험하게 느껴진다.

880년에 처음 발견된 검은 마리아 상 덕뿐만 아니라, 이곳 산 자체가 영험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1025년 수도원이 설립되고 1203년에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지금껏 수많은 순례자가 지나왔다고 한다.


몬세라트 정상에서 보는 톱니꼴 돌산
이 돌산들도 예전에는 오랜 세월 이전에는 바닷 속의 일부였다고 한다.
정상에서 내려오며 수도원이 아닌 작은 건물이 보였는데, 따로 관리 시설처럼 보였다.
정상에서 돌아내려오며 수도원으로 향했다.
돌고 돌아도 톱니는 끝이 없다.
사진 찍어주는 사람을 사진 찍어줌
처음에 사진찍었던 곳에서 보였던 십자가까지 왔다. 앞에 커플이 있어서 애써 모른체 했다.
몬세라트 수도원
그렇다 처음에 봤던 그 점 부분, 십자가까지 왔다.
수도원으로 다시 내려가며 동상들을 볼 수 있었다.
무언가를 상징하는 듯한 석판이었는데, 가까이 보니 글씨가 적혀있었다.

바로 또 내려가기는 돈을 쓰니까 1~2시간 트레킹 해서 내려가자고 했다.

4시에 출발했는데, 5시 반에 기차가 있다고 해서 30분 정도는 뛰어내려 갔었다.

저기 보이는 바닥까지 가야한다.
내려가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이 친구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그렇고 좋은 경험 한 것 같다.
이 풍경을 금강산에서 본 것 같은데? 좀 북한에서 본 풍경과 비슷한 면이 있었다.
먼저 내려가던 구두 신은 동양인 커플을 봤었다. 발걸음 소리가 남달라 보게 되었는데, 강철 다리를 가지고 있었나보다.
그렇게 뛰어내려와 하산하게 되었다. 마트에 들러 이온음료를 구매하는데, 여기 오게 된 것도 인연처럼 느껴졌다.
스페인 일정 내내 요리를 해줬는데, 이게 맞는거 같기도하다.

중국인 친구는 본인이 요리 못해서 미안하다고 음식을 사 왔고, 독일인 친구는 바게트에 치즈랑 버터 발라놓고 요리했다고 소개했다. 미친놈인가? 철판이 Martensite 임이 분명하다.

그렇게 너구리 순한 맛을 끓여줬다. 다행히 잘 먹는 것 같아 나름 기뻤다.

밥 먹다 말고 뛰쳐나가 본 페스티벌
너구리 세마리 몰고 가십쇼!

한 입 뜨려고 하는 순간, 밖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와서 보러 창문으로 달려 나갔다.

악마를 쫓는 페스티벌이라고 한다.
귀 고막 찢어지는 줄1
귀 고막 찢어지는 줄 2
각종 악마 형상의 모형을 볼 수 있다.
폭죽과 드럼을 미친듯이 터뜨리고 때려대었는데, 귀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으나 연주 보는게 재밌었다.

레드팀, 블랙팀이 드럼 연주를 하며 동시에 악마 형상의 인형에 설치된 폭죽에 불을 붙였다.

사람에게 불쏘시개를 쏘아댔는데, 그 행위가 악마와 액운을 쫓는 일이라고 한다.

레드팀, 블랙팀이 드럼 연주하는 것을 감상했다.
드럼배틀 감상
벽에 그래비티 그려놓은 것을 감상했다. 베를린에서도 이런 것을 자주 보곤 했었는데, 볼 때마다 그림 진짜 잘 그린다고 느낀다.

한국이었으면 건물주가 바로 소송을 넣겠지만, 여기서는 오히려 좋은 이미지로 보이나 보다.

독일에서는 관공서에도 그래비티가 있었는데, 지워도 다음날이면 또다시 그래비티가 그려지고, 거기다 그러는 건 불법처럼 보였는데 아닌가?

마무리하고 가는길, 다들 신나보인다.
스페인의 다섯번째 밤, 달을 찍었다.

신이 만든 길을 인간이 어찌 알 수 있을까, 원자를 향해 도는 전자처럼 정해진 길이기 때문에 가게 된 건지, 아니면 악마를 상상하는 스스로의 마음 때문에 모든 게 인연이라는 구실을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스페인과 나의 인연의 원인을 알 길이 없다.


이렇게 스페인의 다섯 번째 밤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네 줄 요약

1. 스페인의 근교, 4대 성지 몬세라트에 트레킹 하러 가봤다.

2. 날씨의 요정 간택을 받아 좋은 경험을 했다.

3. 우연히 페스티벌을 보게 되었다. 이것도 인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기분 좋은 밤을 보내게 되었다.

4. 다음에는 세뇨리따랑 함께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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