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무언가 쓰고 싶었는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밤일 뿐이었는데
그저 눈을 감고 있을 뿐인데
몸에서 새가 울고 강이 흐른다
나는 조금 더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아
나무 곁으로 옮겨 가야 할 것 같아
어제 보이던 것이 오늘은 보이지 않는데
너는 너의 밤을 중얼거리며 나는 나의 밤을 중얼거리며 손을 잡았을 뿐인데
우리는 우리처럼 보였지
너는 거의 나무에 닿은 거 같아
곧 잎이 피어오를 거 같아
흐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아직도 시를 쓰니?
나는 여기에 홀로 남아 여기의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어
무언가를 쓰고 싶었는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텃밭을 가꾸고 방울토마토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