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조선 천지에 너네처럼 싸우는 애들은 없을 거야.‘
엄마가 한탄하듯 내뱉었다. 가끔은 우리에게 하는 말이기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싸우는 우리를 말리며 지겹다는 듯, 또는 남들 보기 민망하다는 듯 자조적으로 뱉는 말이기도 했다.
우리는 2살 터울로 태어났다. 지지리도 지겹게 싸우며 함께 자랐다. 같은 배에서 태어났지만 성격은 정반대. 앞으로 늘어놓을 에피소드들은 사실 오로지 나의 시점으로밖에 서술할 수 없기 때문에 동생 입장에서는 꽤 억울할 수도 있을 테지만, 그래도 정정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2020년 2월 18일, 동생이 죽은 이후로 동생은 내 방식대로 서술할 이 모든 이야기에 반박할 기회를 잃었다. 조금은 ‘어쩌라고’ 싶은 마음이 담긴 채 시작하는, 골이 나버린 내 심정이 드러난 나와 동생의 어린 시절 회고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