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한 삶이 결국 나를 위한 삶이었다

가치있는 일, 무가치한 일

by 아우름언니

가치 있는 일과 무가치한 일에 대해 생각하던 중, 혹시 저는 지금까지 무가치한 일을 하며 살아온 것은 아닌가 곰곰이 돌아보게 되었고, 무가치한 일이란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되지 않고, 사회에 공헌하지도 않으며 결국은 자신에게도 남는 것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다행히 저는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나름의 노력을 해 왔다고 믿고 있습니다.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 ‘뇌성마비 복지회’라는 조그마한 책자에 실린 아픈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매달 기부를 시작했으며, 그 기부는 금액 이상의 따뜻한 마음과 풍요로움을 제게 안겨주었고, 사회 초년생이라 월급도 적고 형편도 넉넉하진 않았지만, 회사가 문을 닫을 때까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계속했던 그 기부는 지금도 저에게 하나의 소중한 자부심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후 다시 일을 시작하며 큰 빚을 갚고 신용을 회복한 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주변이 더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책을 통해 알게 된 ‘이지성의 폴레폴레’를 통해 ‘기아대책’을 후원하게 되었으며, 필리핀의 여섯 살 소년에게 매달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처음 경험한 따뜻한 연결은 시간이 지나 그 아이가 고학년이 되어 후원을 종료할 때 큰 아쉬움과 이별의 마음을 겪게 되었고, 그 이후로 저는 두 명의 아이를 새로 후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진과 손편지로만 소식을 나누기 때문에 ‘아이들을 키운다’는 표현은 조심스럽지만, 그 아이들이 보내오는 밝은 사진과 글은 제가 받는 위안이 너무도 컸고, 그 따뜻한 감동은 저를 더 나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해 주었으며, 나아가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고, 그렇게 기부하는 기관들이 점점 늘어나 지금은 여러 곳에 마음을 나누고 있으며, 제 수입이 늘어날수록 기부도 함께 늘려야 한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저 자신과 약속한 삶의 철학이자 실천이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서 그런 마음은 더 깊어졌고, ‘남을 위한 삶이 결국은 나를 위한 삶이다’라는 말이 저의 가슴을 움직였으며, 사람이 혼자 잘 살다 가는 삶에는 무엇인가 부족함이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과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인생의 의미가 훨씬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릴 적부터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졌고, 초등학교 때는 엄마께 용돈을 미리 받아 친구의 육성회비를 대신 내 준 적도 있었으며, 소풍 때 김밥을 못 가져온 친구에게 제 김밥과 과자를 나누어 준 적도 많았고, 학교에서 나온 우유와 빵이 너무 먹고 싶었지만 그것들을 동생에게 가져다주는 일도 기쁘게 했습니다.


그냥 저는 늘 양보하는 것이 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고, 제 행동 하나로 누군가의 표정이 밝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충분한 보상이 되었으며,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려고 노력해 왔고, 가끔 손님들께서 빵이나 커피, 정성스레 키운 농작물들을 선물해 주실 때마다 제 마음은 깊이 감동했고, 그런 따뜻함이 제게 전해졌던 것처럼 저 역시 제 작은 배려와 관심으로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이 “세상은 아직 참 살 만한 곳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기 위해 조용히, 꾸준히, 제 삶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가치 있는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드는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작은 친절과 배려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나 역시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로, 그리고 그 안에 더 많은 사랑을 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19화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