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만 이해하긴 어려운, 가족이라는 이름

반드시 있어야 할 존재가 된다는 것은

by 아우름언니

누군가에게 빛과 소금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는 자연스러운 진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동시에 느껴집니다.정작 내 곁에 있는 단 한 사람, 나를 필요로 하는 가족의 마음조차도 온전히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뭇거리게 됩니다.


저에게는 예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골치 아픈 존재인 동생이 있습니다.어릴 적부터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아이였고, 지금은 제 나이와 다름없는 어른이 되었지만, 저에게는 여전히 ‘동생’이라는 이름으로 어린 존재로 보이기에 자꾸만 엄격한 시선이 앞서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습니다.“언니는 왜 항상 나를 가르치려 해?”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나는 그저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고,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그것이 동생에게는 부담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는 것을요.


왜 나는 동생의 모든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만 보였을까요.늘 부족하다고만 느껴졌고, 고쳐야 할 점들만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찌릿했습니다. 동생은 친구도 없고, 가족들과도 가까이 지내는 편이 아니어서 결국 저 혼자라도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야 해, 저렇게 하는 게 좋아’라고 말하는 일이 많아졌던 거죠.그러다 보니 동생 입장에서는 점점 저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멀리하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범죄자들도 재판에서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곤 하잖아요.


아마 저도, 동생도 그런 자기 방어 안에 갇혀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제 시선에서는 동생의 모습이 자꾸 엇나가 보였고, 동생은 제 말이 늘 훈계처럼 들렸겠지요. 저는 아버지처럼 넉넉하게 품어주는 사람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동생이 아무리 큰 실수를 해도 단 한 번도 야단을 치신 적이 없었고, 그래서 동생은 지금도 아버지를 가장 좋아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만한 인내심과 깊이를 아직 갖지 못했기에, 때때로 동생의 말과 행동이 저를 지치게 하고,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울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가족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늘 노력해왔습니다.작은 일에도 마음을 쓰고, 그들의 일에 발 벗고 나서며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모두에게 다 필요한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아무리 애를 써도 끝내 닿지 않는 마음도 있고, 가까이 가려 할수록 멀어지는 관계도 있기에, 때로는 놓아주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이라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참 어렵고 고된 일이지만, 동시에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그렇기에 저는 오늘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애쓰고, 또 고민하고, 때로는 좌절하면서도 다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늘 따뜻하게만 대하지 못하더라도, 진심을 잃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마음이 닿을 수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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