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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데이즈 Jul 23. 2023

주머니 속의 행복

- 꿈을 꾸는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떠올리면 행복해지는 꿈이 있다면, 

주머니 속에 넣고 살아가다가 계속 꺼내보았으면 좋겠다.

당장 가서 만질 수 없으니, 별 수 없다고 버리지 말고.



작사가 김이나 님의 책 속, 꿈과 관련된 글귀가 한쪽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묻는다.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넌 꿈이 뭐니?" 하고 말이다.


그런데 한창이나 나이를 먹은 나도 어른들에게 묻는다.

"뭐가 되고 싶으세요? 꿈이 뭐예요?" 하고 말이다.

참 우습다고? 글쎄다.


나의 어렸을 적 장래희망은 초등교사와 디자이너였다. 디자이너는 이뤘지만, 사실 머릿속 생각과 현실이 많이 달랐다. 나는 스물일곱 살 때 서울에서 의상디자이너를 관두고, 다시 지방에서 강사의 길을 걸었다. 배움이라는 자체가 좋았고, 그런 배움의 길 위에서 다양한 학습자를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물론 지금의 강사까지 오기까진 많은 경험과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 과정이 있기에 지금의 나가 있는 것이니 이 또한 감사하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의 어릴 적 꿈은 그렇게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꿈이란 늘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만큼 나이 먹고 보니, 꿈이란 늘 어린 사람에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어르신들이 '내가 나이는 아주 많이 먹었어도, 마음은 이팔청춘이다'라고 하시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상하게 나이 먹을수록 참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


대학시절, 생활형편상 포기했지만, 정말 하고 싶었던 일러스트레이션 교수. 하지만 오랫동안 놓은 손을 작년부터 부지런히 다시 열심히 굴리고 있다. 온라인의 소규모 쓰기 모임에서 만난 블로거 한 분의 오일파스텔 그림을 보며, 그림을 다시 시작했으니 말이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던 나는 그날 이후, 다시 매일처럼 그림을 그렸다. 그림이란 어느 한순간에 잘 그려지는 것이 아니기에 습관처럼 매일매일 그림을 2년째 놓지 않고 그렸다. 작은 점에서 시작해, 하나의 작품으로 마무리되는 그림들과 만나며, 그런 오일파스텔의 즐거움을 도서관 수업으로도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다.


배움의 끝은 결국 가르침으로 완성된다. 누군가를 다시 가르친다는 것은 결국 나의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서슴지 않고 도전했다. 그렇게 해야 나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게 되기 때문이다. 벌써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지도하게 된 드로잉 미술 수업이 2년이 넘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드로잉을,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그렇게나 참 즐거웠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니 말이다.

 

꿈데이즈 그리고 쓰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궈나가고, 그런 습작을 통해 좋아하는 것들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런 도전들은 새로운 도전을 만든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다양한 경험은 자신을 더 싹 틔우는 영양제와 같아서, 그렇게 한 톨의 씨앗이 나무를 만들고 숲을 만든다. 나는 늘 그래왔다. '그냥 문득 생각나는 것',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되고 싶은 나'를 과감하고 용기 있게 실천하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냥 한다. 좋아하는 것, 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지금부터 한다. 


청태선에서  꿈데이즈


재지 않고, 쉬지 않고, 매일매일 내가 되고 싶은 나를 만나는 일.

그것이 내가 나의 꿈을 위해 하는 일이다.

그런 시간 속에서 매일 같이 되고 싶은 나를 만나며, 곧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날 날을 약속한다. 


청태선에서  꿈데이즈


오늘의 시간 세공 속에 나날이 녹아 흐르는 나의 마음들이 꿈으로 그려지는 어느 날, 

'그래, 넌 잘할 줄 알았어. 암 그렇고 말고.'

그렇게 나의 머리를, 나의 마음을 따사롭게 쓰다듬어 줄 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오늘의 꿈이 당장 만져지지 않는다고 버리지 말고, 주머니 속에 잘 넣어두자. 꿈이 부서지지 않게 고이 잘 간직하자. 다시 만날 그날은 곧 나 자신을 찾아올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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