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정원사 -- 성공지능
새로울 것이라고는 없는 따분한 한 작은 마을에 윌리엄이라는 소년이 있었어. 어느 날 아침, 윌리엄은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어 서둘러 밖으로 나가서, 어제까지 자신이 그늘에서 시간을 보내던 나무의 무성한 잎이 멋진 올빼미 모양으로 바뀐 것을 보았지. 이때부터 매일 아침 마을의 나무들이 차례로 토끼와 앵무새, 코끼리, 용의 형상으로 바뀌게 되었어. 마을 사람들이 잠든 사이 누군가가 조각했지만, 그가 누구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지. 새로운 조각이 새겨질 때마다 윌리엄은 감탄하며 하루 종일 조각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어.
어느 날, 하루 종일 나무 조각에 마음을 빼앗겨 저녁 늦어서야 집으로 향하던 윌리엄의 눈에 앞서 가던 한 낯선 할아버지의 모습이 들어왔어. 그분의 어깨에는 사다리와 커다란 가방이 들려있었지. ‘혹시 저분이?’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윌리엄은 거리를 두고 뒤를 따라갔단다. 모퉁이를 돈 그 할아버지는 윌리엄이 따라오고 있는 것을 알아챈 듯 뒤를 돌아보고는 윌리엄에게 말을 걸었어. “얘야, 이 공원에는 나무가 아주 많단다. 조금 도움을 받았으면 싶구나.”
윌리엄은 밤새 할아버지가 나뭇잎을 조각하는 것을 도와드리다가 그만 나무 위에서 잠이 들어 버렸어.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보니,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대신, 자신이 누워있던 바로 옆에 할아버지가 쓰시던 전지가위가 놓여있었어. “윌리엄에게”라고 적힌 이름표가 붙은 채로. 할아버지가 윌리엄에게 선물로 남겨두고 간 것이었지. 그 뒤로 윌리엄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나뭇잎 조각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해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