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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 할아버지 Feb 29. 2024

<무릎서재> 열여섯 번째 이야기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1> -- 음식을 대하는 마음

‘신이 내린 선물,’ 혹은 ‘하늘이 내린 선물’


로아가 커가면서 이런 표현을 가끔은 듣게 될 것이란다. 이런 표현이 로아 자신에게 붙여지는 것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따라붙는 것일 수도 있겠지. 로아도 이런 표현을 쓰는 경우도 있을 거야.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얻기 힘든 아주 소중하거나 필요한 것을 얻었을 때, 또는 누군가가 아주 특별한 재능을 보일 때, 이런 표현을 쓴단다. 로아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감사했어. 지금도 같은 마음이고. 특정 신의 존재를 믿는 종교적 심성에서만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은 아니란다. 인간이 식량이나 의복, 땔감 등과 같은 생존에 필요한 것을 자연에 의존하던 옛날부터 특정 자연 대상물이나 혹은 자연을 다스리는 것으로 믿어진 ‘신’을 향한 인간의 겸손함과 감사, 존중의 마음 표현이었지.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이 자연에 의존하는 정도는 점점 줄어들었지. 그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면서 ‘신이 내린 선물’의 마음가짐은 희미해졌단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이로 인한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의 놀라운 변화, 아니 변혁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는 요즈음이구나.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만든 과학기술이 이제는 ‘신이 내린 선물’로 여겨질 정도야. 로아가 성장하며 살아갈 미래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할아버지는 가늠조차 할 수 없고, 인간의 유한함과 겸손함, 인간보다 큰 존재인 자연이나 절대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으로서의 ‘하늘이 내린 선물’이란 표현이 그때까지 살아남을지 미지수구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기증을 추스르며 할아버지는 생각해 본단다. 우리 삶에서 효율성과 편리함으로 무장한 기계문명으로 대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있을까?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한다 해도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 중 여전히 과학기술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하늘이 내린 선물’의 마음가짐은 유지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행복의 기준이 달라서 각기 다른 답이 나오겠지. 할아버지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음식이구나.



음식은 옛날부터 ‘하늘(자연)이 내린 선물’로 여겨 왔단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변신 이야기>에서 묘사한 우주창조의 네 시대 중 ‘황금시대’가 바로 그런 모습일 듯하구나. 이 황금시대에는 날씨가 늘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자연은 풍요로운 먹거리를 제공했고 사람들은 자연이 주는 음식에 감사의 마음으로 욕심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풍요롭고 자애로운 자연과 자연(하늘)이 내린 선물에 감사하면서 행복해하는 사람들, 오비디우스가 ‘황금’ 시대라고 이름 붙인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시대에도 먹거리를 ‘하늘이 내린 선물’로 여기며 감사의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다 사라진 것은 아니란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텃밭을 가꾸며 드는 마음도 그렇지만, 지난번 할머니 할아버지가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목격하고 체험한 올리브를 예로 들어 보도록 하자.

        

서양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와 지중해 지역에서 올리브는 고대부터 대표적인 ‘신이 내린 선물’로 여겨왔단다. ‘신의 열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지중해의 보물.’ 이 지역에서 올리브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 정도면 최고의 찬사가 아닐 수 없겠지.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올리브가 지중해 지역에서만 자라고 음식과 식재료로써 대단히 유용하며 건강에도 매우 좋기 때문이지. 그리스 신화에서조차 올리브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지.


그리스에 아티카라는 도시가 세워지면서 지혜의 신 아테네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이 도시의 수호신을 자청하고 나섰다. 제우스의 제안으로 아테네와 포세이돈의 선물 중 어느 것이 더 시민들에게 유용한지에 따라 승패를 가르기로 했다. 포세이돈은 자신의 삼지창으로 바위를 내리쳐 갈라진 바위에서는 물이 콸콸 흘러나오는 멋진 샘을 선물했다. 아테나도 자신의 창으로 바위를 내리쳤고 그 자리에 쑥 자라난 올리브 나무를 선물했다. 시민들은 아테나의 올리브나무를 더 선호했고, 도시의 이름도 그녀의 이름을 따라 ‘아테네’로 지어졌다.

 

아테네는 지금도 그리스의 수도로 이름이 유지되고 있고, 아테나와 포세이돈의 경쟁이 있었던 곳으로 여겨지는 장소에는 여전히 올리브 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하지. 로아야, 그런데 궁금증이 일지 않니? 왜 아티카 시민들은 포세이돈의 선물인 물보다 올리브를 더 선호했을까 하고. 그리스가 속해있는 지중해 지역은 건조한 곳이어서 물이 항상 부족한 곳으로 물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텐데도 말이야. 올리브는 그만큼 지중해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식재료로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많이 들어 있고, 올리브 나무 재배를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


스페인 여행을 통해 할아버지가 확인한 것도 올리브는 지금의 스페인에서도 여전히 ‘신의 선물’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었단다. 할머니와 여행한 지역이 스페인 중남부의 올리브 산지인 안달루시아로, 마침 올리브 수확이 시작되던 11월 초였지. 한국에서 중국식당에 가면 모든 테이블에 간장과 식초가 놓여있듯이, 스페인의 식당에는 예외 없이 올리브유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조금은 놀랐단다. 한국에서 올리브유는 주로 요리할 때 사용하는 재료이기 때문이었지. 그런데, 더욱 놀라웠던 것은 빵에 찍어 먹거나 음식에 넣어 먹는 올리브유의 맛과 향이 모든 식당에서 하나같이 환상적일 만큼 좋았단다. ‘환상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평소에 올리브유와 올리브 열매로 만든 음식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야. 스페인 여행 중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가는 식당마다 신선하고 맛난 올리브유와 올리브열매를 마음껏 즐겼단다.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 사랑이 각별하다는 점을 식당에서 먼저 확인한 것이지. 올리브유에서 나오는 아로마는 거리를 걸어 다니는 곳마다 졸졸 따라오는 건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은 올리브 농장 탐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어. 자하라에 있는 올리브 농장이었어. 이곳 농장에서는 올리브 수확이 막 시작되었지만,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농장 투어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구나. 할아버지의 간청에 농장주인의 배려로 할머니와 할아버지만의 올리브 재배장소와 농장 안에 있는 올리브유 공장 가이드 투어 행운을 누렸단다. 예정 시간을 30분이나 넘기면서까지 우리를 열정적으로 가이드 해준 스페인 청년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투어 내내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나오는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에 대한 자랑과 긍지를 기회 있을 때마다 피력하더구나. 특히 자하라 지역은 올리브재배가 주로 산지에서 이루어지는 이유로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전통적인 유기농법으로 이뤄지며 가족 중심의 재배와 수확이 이루어지는데, 특히 수확 철에는 외지에 나간 모든 가족이 함께 모여 수확하는 것이 전통으로 이어져 온다고 해. 비효율적인 유기농법을 유지해 오고 가족이 함께 모여 수확하는 일은 대대로 가족의 유대와 생계를 가능하게 해 준 땅과 올리브나무, 수확한 올리브 열매와 올리브유에 대한 감사의 마음 때문이라는구나.


투어의 마지막에는 갓 수확한 올리브로 짠 여러 종류의 오일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행운도 누렸단다. 하나같이 향과 맛이 너무 좋아서 그 가이드가 말했던 올리브에 대한 긍지와 자랑, 사랑이 단순히 과장이 아님을 확인하게 되었단다. 농장에서 맛본 오일을 골고루 구입해 와서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지금껏 맛나게 먹고 있단다. 물론, 로아네도 주었지만, 아직 로아는 맛볼 나이가 안 돼서 기회가 없었을 거야.


그런데, 올리브 농장 투어와 안델루시아 곳곳에서 확인한 안타까운 점도 있었단다. 기후변화로 인한 더위와 가뭄으로 올리브 농사가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방문했던 10월 말 직전까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연일 40도가 넘는 날씨가 지속되었다고 해. 몇 년째 가뭄도 계속되고 있어서 그해 올리브 생산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농장 투어에서도 들었단다. 자하라의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호수 수위도 눈여겨보니 상당히 낮아진 것이 확연히 드러나 있었어. 안달루시아 지방에 닥친 고온과 가뭄은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란다.


기후변화가 올리브 생산에 영향을 주는 것처럼, 푸드의 생산 및 소비와 기후변화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단다. 우리가 음식을 과소비하고 낭비하는 일이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기후변화는 다시 푸드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라는 동화가 있어. 로아가 음식과 기후변화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는 데 이 동화가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미국 아동작가인 쥬디 바레트가 글을 쓰고 남편 론 바레트가 그림을 그린 1978년에 나온 동화이란다. 이 책이 100대 동화로 선정되었고, 인기도 있었던 만큼 속편도 각각 1997년과 2013년도에 두 차례나 나왔던 동화야. 로아도 언젠가는 혼자서도 읽게 될 텐데, 로아가 성장하며 살아갈 미래 세계에 대해 생각 거리를 적지 않게 준단다. 이들 생각 거리 중 이번에는 음식 소비 주제를 다뤄보고 다음번에는 기술 문명에의 의존에 대해 다뤄보려고 해. 우선 이 동화의 무릎서재식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아. 흥미롭게도 이 동화의 이야기도 할아버지가 두 어린 손주에게 들려주는 스토리텔링이구나.


‘꼭꼭 씹어서 꿀꺽 삼킨다’란 뜻의 ‘츄앤스왈로우’라 불리는 마을이 있었단다. 그 마을은 참 독특했는데, 다름 아니라 매일같이 아침과 점심, 저녁 시간에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는 점이야.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 필요도 없고, 이 마을에는 식료품 가게나 음식점도 따로 없어. 일기 예보도 아침과 점심, 저녁에 무슨 음식이 내릴 것인지를 알려주는 거야. 하늘에서 내리는 음식은 마을 사람들이 충분히 먹고도 남아나고 나머지 음식은 개와 고양이, 들짐승과 바닷물고기에게 주고 땅에도 묻는단다. 마을 사람들은 돈과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음식을 얻을 수 있으니 음식에 대한 고마움이나 음식을 아낄 생각조차 하지 않아.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날씨가 갑자기 변하면서 츄앤스왈로우 마을에는 문제가 닥치기 시작했어. 스파게티나 치즈가 온종일 내려 길이 막히고, 완두콩 스프가 안개처럼 마을을 덮어 앞이 보이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거야. 여기서 그치지 않고 때로는 엄청난 크기의 빵 태풍이 불어 닥쳐 건물이 부서지고 마을이 들어선 바닷가는 빵이 둥둥 떠다녔지. 그리곤 거대한 팬케익과 시럽 폭풍이 몰려와 학교를 두껍게 뒤덮자 학교는 더 이상 문을 열 수 없게 되었지. 며칠 뒤에는 크림치즈와 잼 샌드위치가 온종일 눈보라처럼 내려 이를 먹느라고 사람들은 소화불량에 걸렸고, 다음 날은 토마토 회오리바람이 동반된 소금과 후주 바람이 불었어.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 이어지자 츄앤스왈로우 마을은 더는 살 곳이 못 되었어.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린 거대한 크기의 식빵을 땅콩버터로 이어 붙여 배를 만들어 짐을 싣고는 일주일의 항해 끝에 마침내 새로 정착할 장소를 발견했어. 그곳은 이전 마을과는 달리 하늘에서는 음식 대신 비와 눈이 내리는 곳이었지. 이곳에서 사람들은 이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야 했고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데 힘들었지만 츄앤스왈로우 마을로 돌아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단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원제목은 “Cloudy with a Chance of Meatballs”로 우리말로 옮기면 “미트볼이 내릴 구름 낀 날씨”인데, 로아도 아이들이 먹기 좋아하는 미트볼이 하늘에서 떨어진다면 좋아하지 않을까? 로아가 조금 더 크면 할아버지가 잘 만드는 미트볼 얹은 스파게티를 자주 먹게 될 텐데, 미트볼 맛을 알게 되면 미트볼이 하늘에서 마구마구 떨어지는 츄앤스왈로우 마을 아이들이 부럽지는 않을까?


그런데 할아버지 경험에 의하면, 음식을 준비해 주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깃들지 않은 음식은 겉 맛은 어떨지 몰라도 깊은 맛은 없고 몸에도 좋지 않더구나. 로아도 요즈음 음식 맛을 알게 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거나 ‘맛있다’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이더구나. 로아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음식에 대한 로마의 감사의 표현 방식이겠지. 그 모습에 엄마 아빠는 더욱 행복해하시니 말이야.



그런데 공짜로 얻어지는 음식이나 아무 곳에서나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귀하게 여겨지지도 않고 감사의 마음도 생기지 않게 된단다. 그래서 함부로 낭비하기도 하고. 요즈음은 직접 요리를 해 먹기보다는 마트에서 제품화된 음식을 구해다 먹는 일이 흔하단다. 무엇보다도 편리함 때문이지. 돈을 주고 구입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집 주변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음식처럼 여겨지기도 하는구나. 음식 재료를 생산하고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그리고 남은 음식물이 버려짐으로써 자연환경에도 크게 상처를 입힌단다. 이것이 이 동화가 들려주는 주제란다. 이러한 음식은 사람들의 건강에 좋지 않을뿐더러, 자연의 건강에도 좋지 않단다.


동화 속 츄앤스왈로우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지. 매일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하늘에서 많은 음식이, 그것도 아주 다양한 음식이 쏟아져 내리니 마을 사람들은 식량 생산을 위해 일하거나 음식을 만드는 수고 없이 ‘매일매일 배부르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 날씨 변덕으로 음식이 한 가지만 내리던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짜증내기 일쑤였고, 음식에 대한 소중함이나 감사의 마음도 없이 그저 배부르게 먹고 함부로 낭비만 해댔지.


이 마을의 날씨 패턴 변화는 지나친 음식 소비와 낭비의 결과로 보인단다. 마을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리는 음식에 익숙해져 공짜 음식을 당연시했고, 음식 과소비와 낭비의 결과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이지. 음식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시작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하늘에서 내리는 음식에만 의존함으로써 혼란을 초래했던 것처럼, (식량) 자원과 물품의 과소비는 환경파괴와 건강문제, 사회 혼란을 야기하게 되는 것이야.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소비하기 위해 생산된 푸드의 1/3은 버려지며, 이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1조 달러, 한화로는 1300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구나. 푸드의 낭비는 경제적 손실만이 아니라 더 큰 문제는 환경에의 영향이야. 음식이 땅에 버려지면 메탄가스가 발생하고 이는 기후변화로 이어지며, 푸드가 낭비됨으로써 푸드를 생산하는데 드는 물이나 대지, 에너지도 결국 낭비되는 것이지.


푸드 과소비와 낭비의 또 다른 문제는 푸드 빈부 격차와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점이란다. 선진국에서는 동화 속 츄앤스왈로우 마을처럼 푸드가 과소비되고 남아돌아 낭비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여전히 굶주림과 영양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단다. 선진국에서 남아돌고 버려지는 푸드는 후진국의 굶주린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귀한 식량이 될 수 있음에도 실행에는 잘 옮겨지지 않고 있는 것 같아.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후속 편인 <피클스 투 피츠버그>가 바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어. 앞선 동화에서 츄앤스왈로우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아버지가 이 동화에서는 츄앤스왈로우 마을을 찾아가 그곳을 다시 살만한 곳으로 만들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음식을 오가며 가난한 나라와 집 없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는 내용이야.



이들 동화에서 다루는 음식 과소비와 낭비는 동화가 써진 1970년대나 1990년대 만의 문제가 아닌 로아가 두 돌이 되는 지금 이 시점이나 로아가 살아갈 미래에도 여전한 문제로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단다. 오히려, 음식 생산과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된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구나. 한국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대부분 ‘먹방’의 내용이 유감스럽게도 많이 먹고 소비를 부추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구나. 할아버지가 <인류세 식탁>이란 책을 쓴 동기이기도 하단다.


로아야, 이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란 엉뚱하게 들리는 동화에 애착이 가는 이유는 이 동화가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내용이기 때문이야. 작가인 쥬디 바레트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해. 동화 속에서도 이야기는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후속편에서는 바로 그 할아버지가 직접 버려진 마을을 찾아가 정상으로 되돌려 놓고 하늘에서 내리는 음식을 모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고 있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누구를 위한 동화일까? 로아, 아님, 이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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