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회식

부대 내에서는 회식 간에 무얼 먹을까요?

by 수진

오늘은 생활관 회식이 있는 날이다.

토요일임에도 일찌감치 눈이 떠졌다.

생활관 회식은 한 생활관에 지내는 10명 남짓한 인원들이 휴일(대부분 점심)에 함께 식사를 하는 것으로

전역자가 있거나, 훈련을 마쳤거나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경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분기 1회 정도 진행되며 빈번하지는 않다. (내가 있었던 부대 기준)


메뉴는 PX의 라면, 냉동등의 음식이나

피자, 치킨, 중국집, 족발들의 배달요리이며 회식비는

각자 부담하거나 회식의 성격에 따라 회식자 혹은 비율을 달리해서 부담한다.

대부분 생활관 담당 간부들이 참석하는데 따로 회식비는 요청하지 않지만

아이스크림이나 디저트로 곁들일만한 음식을 지참하거나, 회식비에 일부를 보태는 정도의 선에서 이루어졌다.

오늘은 2 내무 회식. 분대장 출신의 두 아이가 곧 전역을 앞두고 있어서 생활관 회식을 진행한다는 요청을 받았고, 그 주 특별한 일정이 없었던 나도 함께 참석하기로 한다.

신병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을 앞두고 있다니... 부럽구나.

회식 시간은 12:30. 시간을 계산해 집에서 나간다. 복장은 트레이닝 복. 부대에 들어가니 후드티에 트레이닝 바지 운동화 정도가 적당하다. 밖에 외출을 할 때도 그다지 꾸미고 다니지는 않지만 어쨌든 평소보다 더욱 소박하게 차려입는다. 부대에 들어가는 길에 배스킨라빈스에 들려서 후식으로 먹을 아이스크림을 포장해 가기로 한다. 아이들이 먹을 아이스크림과 당직근무자가 있는 행정반에 전달할 아이스크림도 하나 주문한다.


회식장소인 위병소 옆 휴게 공간에 도착한다.

오늘의 메뉴는 반합 라면과 냉동식품.

반합은 군대에서 사용하는 야외용 식기인데 혹시 모를 저작권 문제의 관한 우려로 사진은 생략한다.

후보 생떼 유격훈련 간에 반합에 밥을 해 먹은 기억이 있는데 지친 훈련기간에도 기억날 만큼 반합에 지은 밥은 맛있었다.

자대에 와서는 훈련 때 이따금 식사를 배식받는 용도로 활용했을 뿐이데 그 반합에 라면을 먹는다니 좋은 발상이라 여겨졌다.

물론 반합에 직접 끓인 것은 아니고

뽀글이(라면 봉지에 물을 부어 조리한 라면) 방식으로 조리한 라면을 반합에 옮긴 것뿐이다.

그럼에도 라면은 언제나 맛있듯이 그날 또한 맛있었고,

곁들였던 PX의 냉동만두, 동그랑땡 등등의 냉동식품 또한

MSG가 빚어내는 조합인데 당연히 엄청 맛있을 수밖에 없었다.

즐겁게 다 같이 맛있게 식사를 하고, 후식까지 먹고

아이들을 생활관으로 돌려보내고 나도 부대를 벗어났다.


군생활을 직접 겪어 보지 않았을 때 소위 말하는 민간인이던 시절 입대하는 자들과의 이별이 있었다면,

군인이 되고 나서는 전역하는 자들과의 이별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대부분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헤어짐이지만

그럼에도 어느 한순간을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으로도 훗날 돌아보니 감사함으로 여겨진다.


시간은 오후 세시가 조금 넘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조금 이르지만 특별히 만날 사람은 없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 이내 근처에 있는 서점이 떠오른다.

그래. 어떤 책이 있는지 한번 둘러보자.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나 내가 그동안 못 본책은 없는지 그것도 찾아보자.

그렇게 읽을거리를 사서 카페에 가거나,

아니면 집에서 읽어야겠다.


나의 혼자의 주말이 또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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