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시 한번 복부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마사지숍을 찾았다. 요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조금 더 효과적으로 관리해 보고 싶은 마음에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마사지숍에 도착하자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고, 지방 분해를 돕는 기계를 이용한 시술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계의 차가운 느낌이 싫어지만 지방이 서서히 분해되는 것을 원해서 견디어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계를 작동하던 직원이 내 배를 살펴보며 말했다. "고객님, 지방이 많지 않으세요. 이 시술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순간 당황스러웠다. 지방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 뱃살은 뭐지?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건 지방이 아니라 탄력을 잃고 처진 피부였던 것이다. 나는 그제야 거울을 통해 내 몸을 다시 한번 유심히 바라보았다. 얼굴만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전체가 함께 나이를 먹고 있었다. 피부가 탄력을 잃고 조금씩 처지는 변화가 눈에 보였다. 물론 체중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과도한 지방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피부도 중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순간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 시절처럼 팽팽한 피부를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나름의 방식으로 관리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오늘의 마사지 시술은 지방 제거보다는 내 몸이 변해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좌절하기보다는, 곱게 나이 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사지숍을 나섰다.
지난 10년 동안 행복이를 돌보느라 자연스럽게 내 외모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었다. 아이가 크는 동안 나는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며, 오로지 행복이의 성장과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거울을 보면서 깨닫게 되었다. 행복이는 점점 자라고 있지만, 내 몸은 그만큼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저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몸이 서서히 퇴화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피부 탄력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한 번 피로해지면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운동을 해도 예전처럼 금방 몸이 탄탄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한 만큼의 변화를 얻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실감하게 된다. 단순히 나이가 든다는 것만이 아니라, 내 몸이 변해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낙담하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