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오각성
저는 이 기쁜 소식을 스티븐에게 가장 먼저 알렸습니다. 이어서 엄마 그리고 지인들에게도 전화로 소식을 전하니, 모두가 마치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시험이 끝났어도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대학 시절처럼 시험이 끝나면 집에 가서 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공부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이곳이 학교가 아니라는 현실이 새삼 느껴졌습니다. 지금 저는 시험을 보고, 계속 공부하면서 월급을 받는 중입니다. 저희 회사는 취업 전 트레이닝 중에도 월급을 지급합니다.
오늘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호주 사람들도 모두 피곤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저 혼자만 이론 공부와 시험이 버겁다고 생각했는데, 동기들 역시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저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호주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일을 하면서 이러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적응해 왔다는 점이 저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트레이닝을 받으며,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다는 것을 알기에 누구 하나 집에 가지 않고 5시까지 남아 트레이닝을 계속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시험이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쉬는 것 익숙했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여유가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직장은 학교가 아니라는 현실을 이제야 실감했습니다.
오늘로 1차 단계가 끝났지만,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앞섰습니다. 군 시절 훈련병 시절이 끝났을 때처럼,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2차 단계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말번에서 일대일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데 오늘 시험이 끝나는 동시 스티븐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저는 이 일에 이렇게 전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행복이를 대신 돌봐주고, 자신의 회사 일도 처리하면서 저를 지원해 준 스티븐 덕분에 저는 이 도전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는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 말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지난 2주 동안 겪어보니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이라는 건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느낀 것은, 세상 사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30일간의 훈련을 견뎌낸 사람만이 최종적으로 트램 운전사로 취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램 운전사가 되는 것은 한 번의 산을 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여러 산을 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입사 후 9개월 동안은 휴가를 가질 수 없고, 최초 6개월 동안은 언제든 해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과거의 저는 너무 편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많은 분들이 이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버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직장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직장인들이 힘든 일상을 견디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니, 저 역시 다시 한번 힘을 내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파이팅 하세요! 저도 호주에서 힘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에는 어려울지라도, 견디고 나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7천 명의 지원자 중 선택된 한 명으로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는 말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여기며, 저를 도전으로 이끌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성장하는 제 모습을 기대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