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속에 우리의 모습도 비쳐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뭉치와 나는 호숫가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뭉치의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손을 놓고 싶지 않아 틈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뭉치 곁에 바싹 다가앉았다.
“뭉치야, 너 이 노래 참 좋아했지? 이 노래만 나오면 계속 내 주위를 깡충거리면서 춤을 췄었잖아?”
나는 이어폰 한쪽을 뭉치의 귀에 꽂아 주고 내 귀에도 다른 한쪽을 꽂았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애니메이션의 경쾌한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뭉치도 나도 고개를 까딱이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커다란 덩치로 할아버지의 모습이 된 뭉치는 여전히 내 눈에는 귀여운 우리 뭉치였다. 음악을 들으며 박자를 맞추던 뭉치는 나를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