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베이킹 클래스를 운영하는 동안 인기 수업 품목 ‘캐러멜 파운드케이크’.
카페를 운영하는 수강생들은 인기 메뉴로 정착했다며 좋아한 레시피였다.
파운드케이크의 생김새는 다소 심플해 보일지는 몰라도 공정에서 중요 포인트를 놓치면 실패하기 쉬운 것 중 하나다.
재료의 정확한 계량과 온도, 반죽을 섞는 방법과 속도, 오븐의 온도와 시간 등….
이 모든 조건이 서로 잘 맞아야 좋은 맛과 식감으로 탄생한다.
베이킹은 역시 과학!
파운드케이크는 이런 중요한 부분을 배울 수 있어서 베이킹 기초반의 커리큘럼에는 반드시 포함되는 품목이다.
자, 기초반 정규 수업이 시작되었고 열정 가득한 병아리 수강생 등장!
“선생님! 집에서 책을 보면서 만들어 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제대로 배우고 싶어요!“
정말이지 그녀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나 또한 제과제빵 기초과정을 배우기 전까지 그랬기 때문이다. 누구나 초보 시절은 있다.
기초반의 꽃 ‘카라멜 파운드케이크’ 수업 시간.
파운드케이크의 반죽 원리와 포인트를 콕콕 짚어주는 강의를 시작했다.
수강생들은 눈에 레이저를 쏘며 다들 열성이었다,
우리 병아리 수강생도 고군분투!
내가 수강생들 사이를 차례로 돌며 시연을 보여주고 있던 그 순간.
“서, 선생님! 반죽이…!”
분명 방금까지 문제없어 보이던 반대편의 병아리 수강생은 당황한 표정으로 반죽기를 어정쩡하게 들고 있었다.
실온 상태의 계란을 버터 반죽에 조금씩 넣으며 빠른 속도로 잘 섞어주어야 하는데 제대로 섞이지 않아 분리 현상이 일어나 묽고 몽글몽글했다.
진돗개 하나 발령!
잽싸게 병아리 수강생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에 들고 있던 반죽기를 바통 터치!
이럴 땐 반죽에 약간의 박력분을 추가하여 마저 섞어주면 분리 현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당황한 수강생을 안심시키고 나머지 공정까지 잘 마무리하게 한 후, 반죽을 틀에 담아 오븐으로 투입.
오븐 안에서 나란히 놓인 여러 개의 파운드케이크가 점점 부풀어 오른다.
“와, 선생님! 제 파운드케이크도 부풀어요!"
병아리 수강생의 들뜬 목소리.
실내는 어느새 달콤한 캐러멜 파운드케이크 냄새로 가득하고 따뜻한 차 한 모금으로 숨을 돌린다.
우리의 병아리 수강생은 그날 이후 베이킹에 더욱 흥미를 느끼며 실력도 점점 발전했다. 그리고….
긴 기간 동안 제주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제과제빵 전문 학교의 과정을 졸업한 그녀!
이제는 어엿한 카페 주인이 되어 그녀의 빵은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
그녀가 내게 말했다.
“선생님 수업 덕분에 베이킹에 진심이 되었고 이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어요. 선생님과 함께한 수업은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녀가 만든 빵을 앞에 두고 우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세상 무엇보다 맛있는 그녀의 빵이 입안에서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