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거리를 내려다보며 뭉치와의 추억에 잠겼다.
잠시 후, 하늘을 보니 구름이 흐르는 속도가 제법 빠르게 느껴졌다. 저 멀리서 먹구름이 점점 밀려들어 맑았던 하늘을 뒤덮었다. 그러더니 유리창에 ’투둑‘하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세 어둑해진 하늘 때문에 좀 당황해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두려워지는 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관람차는 점점 하늘 위로 향했다.
점차 굵어지는 빗방울은 유리창을 세차게 두드리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바닥으로 가라앉을 듯한 회색빛으로 변했다.
‘쿠궁!’
심지어 저 멀리서 천둥소리까지 들려 왔다.
“으앗! 엄마!”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이 튀어나왔다.
창틀을 꼭 잡은 채 빼곰히 밖을 내다보니 내가 타고 있는 칸은 대관람차 거의 꼭대기에 다다른 듯했다.
“아, 설마 여기서 벼락 맞는 건 아니겠지? 으, 제발….”
나도 모르게 긴장한 두 손을 맞잡고 마치 기도하는 듯이 몸을 잔뜩 웅크렸다.
“혼자 대관람차를 타러 오는 게 아니었어. 좀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하늘에 이게 웬 날벼락이야?”
당황스러운 상황에 갑자기 온몸이 으슬으슬한것 같았다.
그때, 대관람차가 ‘덜커덩‘ 멈췄다.
나는 다시 비명이 터져 나왔고 겁에 질린 채 밖을 살짝 내다보았다.
그런데 하늘의 구름이 빠르게 걷히기 시작했다. 빗방울도 조금씩 줄다가 이내 그쳤다. 거짓말처럼 햇살이 쨍하게 비추는 것이었다.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쾌청해졌다. 대관람차가 맑아진 하늘 위로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휴우,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모르게 두 손을 모아 잡고 외쳤다.
“어, 어? 뭐야, 뭐야?”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앗! 뭐지? 왜 올라왔던 방향으로 다시 내려가는 거야?”
대관람차가 올라왔던 방향을 거슬러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 거꾸로 내려가는 대관람차에 황당했지만, 하늘은 맑아졌고 어쨌든 내려가고 있으니 마음은 좀 놓였다. 평소에는 좋아했던 대관람차였지만 이번만큼은 어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