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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만 Sep 10. 2024

의사나 약사보다 "열일하는" 맨발 걷기

맨발 걷기, 만병통치약인가?

맨발 걷기, 만병통치약인가?


유튜브만 열면

맨발 걷기로 효험 본 사람들 천지다.

땅을 딛기만 했는데,

잠이 잘 온다.

혈압이 떨어졌다.

당뇨가 사라졌다.

통증이 없어졌다.

탈모에 좋다.

말기 암이 완치됐다.

의사도 포기한 병이 치료됐다는 등

믿기 힘든 기적의 증언을 들으면서,

맨발 걷기가 의사나 약사보다

열일하는 경우를 수없이 확인한다.


이런 숱한 치유 사례를

어찌 해석할 것인가.

앉지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전립선 4기 말기 암 환자분이

2개월 만에 완치됐다는

극적이다 못해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그 외 많은 분의 증언은 진실한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말한 건 아닌가?

부풀려서 과대 포장하거나 호들갑스런 언행인가?




맨발 걷기가 만병통치약일 순 없다.

우격다짐으로 맨발 걷기가 여기저기 모두 좋다고

억지 부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나 과소평가 할 필요도 전혀 없지 다.

수면의 질 향상, 혈액순환 개선, 스트레스 해소는 대부분 사람이 인정한다.

논문으로 밝혀진 피를 맑게 하고,

뇌 기능 활성화, 염증 개선, 통증 감소 중

하나만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따봉인데,

이런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나열했으니 따따봉이다.


나는 야뇨로 인한 불면증과 어깨 통증 개선 효과를 직접 경험했다.

불면증은 두세 달 만에 좋아졌고

어깨 통증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특히 왼쪽 어깨는 통증이 심해 한쪽으론 누워 잠잘 수 없을 정도였는데, 

100일 지나고선 말끔히 치유됐다.

여기서 중요한 건 대강 대강이 아니라 진정성이다.

건성건성 해 놓고 좋은 결과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모든 세상사 마찬가지겠지만

맨발 걷기도 자신하고 꿍짝이 맞아야 한다.

그래야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진정성과 꿍짝 여부는 오롯이 자신 몫이다.




맨발 걷기는 흔하디흔한 청구서 하나 없다.

병원 가고 나면 진단서와 처방전, 영수증 등 청구서가 넘쳐난다.

그러나 맨발 걷기는 자연 속에 몸만 맡기면 된다.

큰 비용이 들어간다면야 쉽게 권하기 어려울 텐데,

땅을 딛기만 하면 자연치유력이 생기기에 안 할 이유가 없다.

단 3개월은 진심을 갖고 해보자.


맨발 걷기는 호불호가 분명하기에,

좋다는 분은 맨발 전도사가 된다.

그렇지 않은 분은

맨발로 걸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듯 맨발 걷기는

직접 해보지 않고는 설명이 안 된다.

스스로 걸어봐야 "이것이구나" 이해되는 운동이다.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누가 뭐래도

자기 몸과 마음이 본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맨발 걷기는 역동적이긴커녕 단조로운 동작의 연속이다.

순위도 없고,

기록도 없으며,

누구와 경쟁하지도 않는,

말 그대로 밋밋한 걸음걸음의 반복 행동이다.

그러기에 이것이 옳다는 느낌이 없으면 꾸준히 하긴 불가능하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 1시간 이상 습관적으로 할 수 있는 에너지는

스스로 느끼는 몸의 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몸속 무언가에 꽂혀야 한다.

그 걸음이 힐링이든 명상이든 운동이든 예방이든 치료든.




최초로 의학을 종교적 신비주의로부터

학문으로 분리한 의학의 대명사는 히포크라테스다.

그의 건강 명언 중 걷기와 마음에 관련된 건 아래 세 문구다.


"최고의 약은 걷는 것이다.

기분이 우울하면 걸어라.

그래도 여전히 우울하면 다시 걸어라.


진정한 의사는 당신 마음속에 있다.


인간은 몸 안에 100명의 명의를 가지고 태어난다."


걷기와 마음을 치료법으로 꿰뚫어 본

2,500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통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걷기와 땅의 기운을

다음과 같이 두 대목으로 묘사했다.

"좋은 약을 먹기보다는 좋은 음식이 낫고,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걷기가 더 낫다.

요즘 사람들은 아이를 품에 안기만 하여

아이를 땅 기운과 접하지 못하게 한다.

그 결과 근육과 뼈를 약하게 하여 질병이 쉽게 생긴다."

이는 걷기와 땅의 유익함을

명쾌하게 간파한 허준의 처방이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맨발 시대다.

맨발 시대에 살고 있다.

히포크라테스와 허준이 강조했던 걷기와 땅의 소중함을

우리나라 국민이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몇천 년 묻혀 있던 히포크라테스 경구가,

알라딘의 램프 속 요정처럼 깨어난 것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활자로만 고이 잠들어 있던 걷기와 땅의 잠언이,

다시금 생생히 꿈틀거림을 우린 목도한다.


허준의 일성으로

맨발은 땅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고,

걷기는 약이나 음식보다 낫다고

삼천리 방방곡곡 울려 퍼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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