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거래 시 주의해야 할 사항
그분은 2년 전만 해도 100억 원대의 호텔을 소유한 성공한 사장님이셨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장님의 지인이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며 투자 제안을 해왔다. 그 지인은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해봤다며, 관공서 업무까지 모두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동업을 제안했다.
이 사장님도 그 사업의 전망이 괜찮아 보여 호텔을 담보로 은행에서 약 3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감자나 고구마 같은 농산물을 국내로 수입해 파는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통관 문제를 비롯해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비용은 증가하고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결국 호텔을 담보로 제2금융권과 사채까지 쓰기 시작했고, 사업이 망하자 동업자는 연락을 끊고 도망가 버렸다.
결국 호텔은 경매로 넘어가 한 푼도 건지지 못했고, 살고 있던 집까지 압류당해 전 재산을 잃게 되었다. 남의 말을 듣고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뛰어든 대가는 컸다.
이로 인해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그는 뇌졸중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고, 결국 가족마저 등을 돌려 서울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게 되었다.
투자를 잘못하면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투자한 돈을 마치 남에게 빌려준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투자는 빌려주는 것과 다르다.
상대방이 투자금을 모두 날리더라도 받아낼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보이스 피싱의 경우 신고하면 돈을 보낸 계좌를 지급정지 시켜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 명목으로 돈을 보낸 경우, 이런 지급정지조차 받아주지 않는다.
특히 가상 화폐 시장에서 이런 투자 사기가 많이 발생한다.
이들은 "불과 몇 달 만에 큰 돈을 벌었다"며 투자를 유도하지만, 실제로는 가상 화폐로 위장한 다단계 사기인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투자"라는 말은 "이제부터 당신 돈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뜻이다.
상대방에게 받을 생각 없이 돈을 주지 않을 거라면,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내 돈이 상대방에게 넘어갈 때는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대방이 그 돈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또 그 사람의 급여 통장에 가압류를 해놓아 다달이 조금이라도 받아낼 수 있는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해서 흔적 없이 현금으로 건네주는 일은, 상대방이 아무리 급하다고 애원해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
돈을 빌려줄 생각이라면 공증을 받는 것이 좋다.
공증사무소에서 공증을 받아 두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소송을 통해 확정판결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바로 강제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돈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인식을 통해 조급함으로 인한 실수를 방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주기 전에 상대방의 주민등록 등초본을 확인해, 그동안 주거지를 자주 옮기지는 않았는지, 주소불명으로 표시되어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해 볼 것을 권장한다.
도장 또한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잘못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도장을 찍으라고 건네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찍는 모습을 직접 지켜봐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여러 장의 계약서 사이에 불리하게 작성된 다른 내용의 이면 계약서를 몰래 끼워 넣고 도장을 찍게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상대방이 "서로 합의한 대로 진행하기로 했으니 도장을 찍어 준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면, 도장 자체가 내 것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당할 수 있다.
왜냐하면 도장이 본인의 것이라면, 법정에서는 그 문서 전체를 진짜라고 인정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도장도 이럴진대, 지장은 말할 것도 없다.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도장이나 지장을 찍으면 예상치 못한 불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