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매도하려다 한 달 만에 '일억' 뜯긴 사연

신림동에서 몇 년째 김밥 장사를 해온 김사장님은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가게를 접으려 했다. 그래서 그는 “보증금 5천에 권리금 5천”이라는 광고를 네이버 카페와 벼룩시장에 올렸다.

그러자 유령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연락처로 전화해 자신들을 수도권 지역에서 부동산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광고 전문 회사라고 소개했다. 그들은 김사장님의 가게가 괜찮아 보인다며, 권리금을 천만 원 정도 더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광고를 내보라고 권유했다.

김사장님은 천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광고비로 십만 원 정도 더 지출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며 “속는 셈” 치고 그 유령회사에 돈을 송금했다. 이렇게 되면 이게 첫 번째로 십만 원을 빼먹는 제1탕이 된다.      

며칠 뒤 ‘보증금 5천에 권리금 6천’이라는 광고가 나갔다고 하면서, 조만간 사장님 가게를 사겠다는 사람이 직접 찾아갈지 모른다고 얘기를 해준다.

그리고 며칠 뒤 신문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면서 한 남자가 직접 김사장 가게를 찾아간다.

그리고는 하는 얘기가, “자신의 친동생이 다른 데서 김밥 장사를 했는데, 그 건물 사장이 직접 가게를 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상가 권리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나왔다”는 하소연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사장님 가게가 위치도 괜찮고 해서 마음에는 들지만, 혹시 저번처럼 십 원 한 푼 못 받고 그냥 거리로 쫓겨나면 안 되니까 나중에 권리금을 받고 나갈 수 있도록 이를 보장해 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리고 그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상가 권리금을 보장해 주는 회사가 있는데, 정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 보라고 하면서 전화번호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김사장님은 사실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 그곳에 전화를 걸어보는데, 같은 일당 중의 한 명이 전화를 받으면서 “여기가 그런 곳이 맞다며 그 권리금 보장 비용으로 백만 원을 보내 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러자 김사장님은 빨리 가게도 팔아치우면서 천만 원을 더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아무 거리낌 없이 백만 원을 보내준다.

그럼 이게 두 번째로 백만 원을 빼먹는 제2탕이 된다.     

그런데 가게로 찾아왔던 그 자가 계약은 하지 않고 계속 시간을 질질 끌기만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계약을 못 하겠다고 포기의사를 밝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유령 회사 직원이 김사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와서는, “이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그 남자의 부동산을 자신들이 담보로 잡아두었다”라고 말을 돌린다.

그리고는 “사장님의 손해를 보장해 드리기 위해 이미 잡아둔 그 남자의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시작하겠다”라고 하면서, 그러려면 ‘계약 불이행 입찰 공고’라는 절차를 밟아야 하니 그 비용으로 또 몇 백만 원을 요구한다.

그럼 이게 세 번째로 돈을 해 먹는 제3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김사장님한테 다시 연락을 해서는, “담보로 잡아둔 그 사람의 부동산이 사장님 앞으로 낙찰되었으니 다음 주에 그 낙찰대금을 받아가라”며 계속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그 수수료 명목으로 또 몇 백만 원을 요구하고. 그럼 이게 또 제4탕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범죄자들은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10탕이 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고 있다. 이에 속아 넘어간 사람들 중에는 불과 몇 개월 만에 1억 원이 넘는 돈을 뜯긴 사례도 실제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