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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May 14. 2024

25화. 우리의 무더위


금방 여름이다. 덥다. 여름을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때다. 넣어두었던 선풍기를 꺼내고, 에어컨을 청소하고, 손선풍기와 부채도 상태를 점검하며 가방마다 챙겨둔다. 여름용 운동화, 샌들, 바지, 티셔츠 같은 의류도 중요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준비가 필요한 건, 그와 내가 다한증이라서다.

 

여름에는 더더욱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그래도 자주 탈수 증상을 겪지만 말이다. 점점 더 심해지는 이상 기후로 기어이 ‘금’이 붙은 수박은 물이 안 먹힐 때 도움을 많이 받는데, 올해는 걱정이 앞선다. 나란히 널브러져 수박 주스를 흡입하며 느끼는 동지애가 상당한데. 올해는 어디서 충전해야 좋을지 고민이다. 참외도 몸을 시원하게 해주지만, 배탈이 함께라서 슬프다. 여름이 코앞인데 선택지가 없다니.


그러니까 다한증은 수분 충전이 중요한데, 그만큼 몸에 차는 열을 발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열을 삭히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냉수 샤워를 하는 것도 그래서다. 아무리 찬물로 씻어도, 씻고 옷을 갈아입는 사이에 다시 젖고 말지만 어쩌겠는가. 그래서 우리에겐 쿨 용품들이 필수다. 고민 끝에 구비해둔 쿨 바디워시, 쿨 선스틱, 쿨 풋샴푸 같은 것들. 잠깐이라도 열을 내릴 수 있다면 충분하다.


혼자만 열에 허덕였다면, 그냥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혼자가 아니라 둘이 되고, 세상이 점점 좋아지니까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올해는 원터치형 부채라는 물건을 새롭게 찾았다. 이름에 충직한 아이템으로 원터치 텐트처럼 펼치면 부채가 된다. 불교박람회에 갔다가 알게 되었는데, 찾아보니 손선풍기나 일반 부채처럼 흔하진 않아도 여기저기서 팔고 있었다. 손선풍기처럼 충전을 챙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부채처럼 부피가 큰 것도 아니니 아주 요긴하다. 접혀 있을 때는 부피가 적어서 웬만한 가방에 다 들어갈 정도다. 이런저런 아이템들에 기대어 올해도 언제나처럼 무탈하게 보내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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