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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조각
쉬는 날에는 과일을 먹는다.
같은 ‘과’씨인데도, 과자는 먹기 싫다.
단백질도 없고 나트륨 또는 당만 가득한 혼합물.
먹을수록 배 끓고 속 아프기만 한 혼합물.
가끔 과일을 먹을 수 없어 과자를 먹을 때,
그런 생각을 한다. 빛의 과일과 어둠의 과자.
그래 놓고 일할 때는 짭조름한,
달짝지근한 과자를 찾지.
인간은 몇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걸까.
싫은데 안 싫고 좋은데 안 좋고.
알겠는데 모르겠고 이해하는데 화가 나고.
기쁜데 슬프고 감사한데 끔찍하다.
종잡을 수 없는 마음과 기분과 생각.
이상한 사람을 보면서 미친 사람인가 생각할 때,
다른 누군가는 나를 보며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런 생각의 꼬리를 물다 보면,
안 괜찮은 것도 괜찮아진다.
내가 생각하는 게 법도 아니고
내가 고심한 계획 또한 완벽하지 않을 것이고
실수했다고 해서 다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물론, 다음이 없는 실수도 있지만.
우발적 살인, 음주 운전, 범죄 그런 것들은 그렇지.
오늘도 아이들과 동물들과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시간 내 뉴스를 읽고 책을 읽고 서명하고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한다.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