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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조각
여름엔 추워서
겨울엔 더워서
이비인후과에 방문한다.
문명의 발달이란 뭘까.
적당히가 없고 매번 과한 느낌을 받는다.
무엇을 위한 개발이고 발전이고 문명일까.
거센 에어컨과 히터는 환경까지 가기 전에
이미 내게도 좋지 않은데,
나는 왜 춥고 또 더운지.
항상 가는 병원이 휴무라 눈물을 머금고
다른 전문의 병원을 찾아갔다.
주사까지 맞았는데.
기관지가 약한 사람은 안다.
관리를 해도 해도 꼭 병원에 가는 사람은 알아.
이 약이 지금 뭔지, 어떤지.
이 병원은 약을 아주아주 약하게 썼다.
미약하고 미미한 효능.
금요일에 증상이 나타났고
바로 토요일에 수습한 거라
이렇게 나빠질 수가 없는데,
나는 약을 안 먹는 것처럼 고생하고 있다.
문득, 엄마의 경험이 떠오른다.
자녀가 하나도 둘도 아닌 셋인 엄마는
그만큼 별별 일을 다 겪고
의사도 깜짝 놀라 배우고 싶어 할 비법을
수두룩하게 알고 계신다.
한번은 내가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니는데
이게 도통 낫지 않는 거라,
왜 그럴까 생각하신 적이 있단다.
그러다 이제 동생이 병원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점심시간과 비슷하게 맞물렸는지
식사 중이던 대화를 듣게 되셨는데,
의사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아이들을 주로 다루는 소아과였는데.
약을 약하게 주라고 했단다.
돈을 뽑아 먹으려면 약을 세게 주면 안 된다고.
약하게 줘서, 안 나아서 계속 오게 해야 한다고.
세상에는 정말 가지각색의 사람이 있고,
그러므로 진짜 실력 있는 의사도 있고,
반대로 실력 없는 의사도 있다.
어느 회사를 가나 능력자와 월급루팡이 있듯.
저번에는 정형외과가 휴무라 일주일을
거의 울면서 지냈는데.
자주 가는 한의원은 문을 닫아 아직 새로 찾지 못했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고 다른 사람까지 그렇다고
다 한데 묶어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다.
감기는, 이번 염증은
코에서 시작되어 목으로 번졌다.
얼굴에 뼈도 살도 없고 콧물과 가래만 있는 것 같다.
괴롭다.
몸이 힘든지 석회 있는 팔도 조금씩 아프다.
관리를 하는 데도 이렇게 아프면
아픈 와중에도 더 지치는 마음.
내 마음속 주치의 선생님들이 이사 가지 않으셨으면.
저는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기다릴 수 있어요.
저를 살려주셔야 합니다. 간곡히 부탁드려요.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