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6 실패는 정말 성공의 어머니인가

by 개복사

죽기 vs 살기 | D-16

실패는 정말 성공의 어머니인가



낭패다. 먹고. 잤다. 시간은 왜 자꾸 나를 배신할까. 당찬 계획은 언제나 시간 속에 쓸려 내려가고. 나는 새벽 귀신이 되어 덩그러니 남는다. 흐릿해지는 오늘의 경계선에서 뭐든 붙잡아보려 하지만, 오히려 정신이 붙잡혀 스르륵 잠들고 만다. 그나마 잠은 잘 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중간에 깨지 않았고 악몽도 꾸지 않았다. 오늘은 꼭 근력 운동을 해보려고 다시 계획을 짰다. 귀가 직후 손부터 씻고 운동복으로 환복하기. 우선, 폼롤러를 이용해 뭉친 근육들을 풀면서 오늘치 운동법과 시간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실내 운동 시작. 스텝퍼를 30분 타고, 복근 및 전신 맨몸 운동을 1시간 한다면 최고다.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90분 운동도 간절한 요즘이다.


그러나 운동 이전에 밀가루와의 전쟁부터 쉽지 않다. 오늘은 간식을 먹었다. 힘들었기 때문이다. 힘들어도 먹지 않고 버텨보려고 하지만, 모든 날 모든 순간에 그럴 수는 없다. 그렇다 쳐도 오늘은 너무 많이 먹었다. 정말 힘든 날이었기 때문이다. 핫초코가 너무 간절했는데, 간절한 만큼 이 꽉 물고 참았다. 간식을 이만큼 먹을 줄 알았다면, 오히려 우유가 들어간 핫초코를 먹는 게 나았을 것 같아서 슬퍼진다. 점심은 적당하게 먹었다. 채소를 많이 먹고 싶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집에서 차려 먹을 때가 많이 그립다. 주말에 유난히 폭식하는 것도 어쩌면 그 연장선. 유일하게 차려 먹을 수 있다 보니 대회라도 나간 것처럼 이기려고 악을 쓰는 것 같다. 운동과 담을 쌓고 살다가 운동의 맛에 푹 빠지고서는 공복을 유지하는 것과 숨이 벅차올라 죽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덜 먹고 더 움직이는 것의 짜릿함을 충분히 깨우쳤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이 되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그래도 어떻게든, 아무리 못해도 1시간 운동량을 채워 보겠다. 과연, 남은 오늘을 어떻게 보냈는지 내일 또 와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응원의 댓글을 남겨주신다면 더 감사하겠다.)




p.s. 흑흑 핫초코 10잔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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