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 거세게 휘몰아치는 식욕

by 개복사

죽기 vs 살기 | D-17

거세게 휘몰아치는 식욕



저녁의 나는 너무 무섭다. 해가 저물 때, 이성도 같이 사라진다. 과식과 폭식과 야식에 굶주린 짐승. 나는 해가 저물어도 사람이고 싶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식욕 앞에서 번번이 굴복할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스스로 돌아보면, 짐승도 이러진 않을 것 같다. 어제저녁 금식을 실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먹지 않겠다고 이 꽉 물고 천번 만번 다짐하며 퇴근했는데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고삐가 풀렸다. 이것저것 꺼내 먹다 보니 한 입이 두 입이 되고 한 공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총각김치가 너무 맛있었다. 미친 맛. 따끈한 밥 한 공기를 떠다가 참기름 콸콸 붓고 총각김치 큼직하게 잘라 넣은 뒤, 계란프라이 촉촉하게 두 개 해서 김칫국물과 고추장도 조금 넣어 비벼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연잎 넣고 수육해서 같이 먹어도 맛있을 거고, 현미국수 삶아 물냉면 또는 비빔면으로 곁들어도 맛있을 것이며, 센불에 볶음밥도 끝내줄 거고⋯⋯ 지짐이는 두말할 것도 없다.


늘 이런 식이다. 머릿속에서 끝없이 음식이 이어진다. 맛있겠다, 맛있겠다, 맛있겠다. 위가 하나인 게 슬플 따름. 무거운 몸으로 달리기를 해도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냥 더 먹고 더 운동하고 싶어진다. 지금도 매우 괴로우면서. 어제는 30분 달리기에 실패했다. 오랜만에, 그것도 부은 몸으로 하려니 될 리가 없지. 그래도 뭐라도 한 것에 의의를 둔다. 출발이 좋다. 저녁을 먹었어도 20시 금식은 지켰고, 유산소 운동이라도 했으니까. 오늘도 점심을 무겁게 먹었다. 저녁을 최대한 간소화하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게 나으니, 차라리 점심으로 무겁게 먹는 게 낫다. 나로서는 이러나저러나 전쟁이다. 버텨야 하고 이겨야 한다. 그리하여 얻는 것이, 무려 ‘건강한’ ‘나’이니까. 무섭게 휘몰아치는 식욕 속에서도 나를 믿어본다.



1.식사

밀가루 섭취? 네

저녁 식사? 네

20시 이후 금식? 오늘은, 아니오


2.운동(총 시간)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이완 스트레칭? 네

얼굴 근육 풀기? 네


3.체감

식욕: 매우 왕성

몸의 무거운 정도: 흡사 하마




p.s. 피자 두 판 접어서 먹고 싶다..

KakaoTalk_20240312_212803631.jpg ⓒ개복사_오늘 먹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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