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vs 살기 | D-14
몸이 홀가분하다. 체중 감량은 대표적으로 세 분류로 나뉜다. 하나, 냅다 굶기. 그건 어렸을 때 세상에 대해 객기를 부리거나 부모님께 대항하려고 시위할 때나 가능했던 거지, 이제는 불가능이다. 어른이 되면 적당량에 맞춘 식사를 해야지, 금식도 과식도 금물이다. 금식은 건강검진이나 수술할 때나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둘, 적당하거나 과한 운동. 적당한 운동이 가장 좋긴 하다. 과한 것은 통장이 흘러넘치는 걸 제외하고는 보편적으로 나쁘다. 퇴근 후나 출근 전의 시간을 이용하거나 주말에 몰아서 할 수도 있고, 원하는 목표 또는 현재 뼈와 근육 상태에 맞게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거나 근력 운동만 할 수도 있다. 운동이란 것은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알 텐데, 중독성이 있다. 그게 정말 사람을 미치게 해서, 나중에는 흑백 논리처럼 운동과 운동이 아닌 것으로 구분하거나 단백질과 단백질이 아닌 것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고탄수화물과 밀가루와 당과 가공식품, 온갖 혼합물들, 그런 것들이 미세먼지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떨치려야 떨칠 수 없고 안 닿으려 노력해도 닿게 되어 있고 현실적으로 없이 살기가 불가능한 부분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셋, 업무량 과다. 이거다. 그래서 좀 홀쭉해졌다.
그러나 업무량 과다로 맞이하는 체중 감량은 업무량이 해소되면 돌아오게 되어 있다. 입맛과 식욕이 워낙 좋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오히려 입이 터져서 폭식이나 과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어제도 늦게 귀가했으므로 운동에 있어서 큰 욕심도 기대도 않고 최소한의 최소만 제발 하자고 나를 다그쳤는데. 귀가 후 운동복으로 냅다 환복하긴 했으나 그대로 침대에 스며들고 말았다. 심지어 잠을 자도 너무 잘 자서 알람도 없이 상쾌하게 일어났다. 이쯤 되니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려고 그러니 대체. 겨울이 거진 해산을 마쳐가는 데 비해 내 몸은 아직도 겨울이라니. 산수유꽃도 이르게 폈는데, 나는 일어날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 몸에 맞는 체중을 찾아 맞추고 감량하고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고, 그래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3주라는 목표 설정에 맞춰 노력하는 중이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고, 심지어 그걸 낱낱이 기록하는 심정은 말할 것도 없이 참담하다. 지금 느끼는 참담함보다 더한 것은 멈춰있는 나를 느끼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더 나빠지고, 생각도 판단도 도전도 없이 안일하게 지내는 것. 나는 그럴 수 없다. 어떤 상황이어도 포기할 수 없다. 더 좋아지기 힘들다 해도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힘을 낼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새롭게 또 도전. 거듭 실내 운동에 실패했기 때문에 실외 운동을 할 생각이다. 시간이 늦어 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 8km 걷기 도전! 내일은 성공 소식을 안고 돌아올 수 있도록 같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p.s. 팥찐빵에 셀프 버터 추가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