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를 첨부했어요.
2025년 7월 8일은 저에게 의미 있는 날이에요. 제 첫 책인 <뒷마당의 작은 요정>이 출간 된 날이거든요.
주변에서 책 표지 안에 있는 QR 코드를 찍고 제 블로그에 접속했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조금씩 뒷이야기를 정리해볼까해요.
우선 첫 번째로 예서가 여름방학 동안 지내게 된 할머니 집의 구조입니다.
상상하면서 읽고 싶은데 구조를 잘 모르겠다고 해서 제가 평면도를 그려봤어요.
GPT 에게 선을 굵게 따고 채색을 부탁했던 생전 처음 보는 언어를 써 놨네요??
본문에 보면 ....
할머니의 집은 마을의 가장 위쪽, 산과 면해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에는 집으로 올라오는 길이 한없이 길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제법 성큼성큼 걸어 올라올 정도로 자랐다. 기억에 남아있는 할머니의 집은 처음에는 마루가 밖에 나와 있는 한옥이었지만 한겨울에는 집에 있어도 코가 시릴 정도로 외풍이 심했고, 부엌과 화장실도 밖에 있었다.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못 할 일이었다. 집수리에 관한 화제가 나올 때마다 할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지만 결국 아빠가 승리했다. 그렇게 지금의 집이 탄생했다. 작은 방 두 개와 다락, 부엌과 화장실이 있는 집. 할머니는 집을 짓기 전, 딱 하나의 요구사항이 있었는데 아빠로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고 한다. 뒷마당과 연결된 커다란 창을 내 달라는 것. 현관문을 열고 작은 거실 겸 부엌을 지나면 안방 문이 나온다. 문을 열면 마주 보이는 곳에 천장에서 바닥까지 커다란 창이 있고,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창문 아래에는 사람이 걸터앉을 수 있도록 작은 마루를 만들어 주었다.
출처: 뒷마당의 작은 요정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시나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一자로 된 거실 겸 부엌이 나옵니다. 사실 거실로 쓰기에는 조금 협소하지만 책에서 예서와 할머니가 함께 저녁을 먹거나 할머니가 밭일을 나가기 전에 예서의 끼니를 챙겨서 두는 곳이 바로 이 부엌입니다. 싱크대 옆에 작은 상을 펴고 소박한 식사를 할 것 같다는 상상 때문에 거실이라는 말을 붙였어요.
싱크대 옆에 있는 것은 냉장고입니다. 그런데 GPT는 세탁기를 두 대로 만들어버렸네요. 세탁기는 안방 옆 다용도실 및 세탁실에 설치되어 있습니다.(통돌이예요.)
그리고 설정상 할머니는 화장실에 설치 된 욕조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 시골에 가면 외숙모도 저기에 무엇인가를 잔뜩 쌓아두시더라고요? 안방과 작은방 사이에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구조인데 저는 어린 시절 다락이 있는 집에 잠깐 살았었고, 이 공간이 무서우면서도 좋았어요.
꽃을 사랑하는 소녀 같은 할머니는 뒷마당에 있는 작은 화단에 계절마다 다른 꽃을 심곤 하셨는데 안방에 앉아 뒷마당을 내다보면 화단에 심어 놓은 꽃들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할머니는 이 풍경을 사랑하셨구나. 한사코 거절했던 집이었지만 할머니의 집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고, 가끔은 애정 어린 손길로 벽을 쓰다듬기도 했다.
출처: 뒷마당의 작은 요정
외삼촌 집에 가면 농사와는 별개로 집 근처에는 항상 꽃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외삼촌 성격상 절대 외삼촌일리는 없고(농사 짓는 분인데 꽃을 심을리가...), 어느 날 궁금해서 여쭤보니 역시 "내가 저걸 왜 심냐?" 라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말씀해주셨어요. 모두 외숙모가 심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외숙모가 소녀같다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오늘 GPT가 조금 피곤한 날인가 봅니다. 채색을 부탁했는데 자꾸 오른 쪽 상단에 있는 나뭇가지를 창문 안에 넣어서 몇 번 혼냈어요. 담금주는 역시 긴 원통형 유리병에 갈색 액체가 진리인데 아무리 설명해도 못 알아듣더라고요. 시골을 가 본 적이 없나봅니다.
안방에서 뒷마당으로 향하는 커다란 창문은 열려있다. 작은 화단은 아침에 일어나서 봤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소리는 과실주를 담아놓은 병에서 나고 있었다. 과실주는 창문 옆에 쪼로록 세워져 있었는데 가장 끝에 있는 과실주에 파란색 도마뱀에 매달려 있다.
출처: 뒷마당의 작은 요정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크고 가로로 긴 창문. 창문 너무로는 앉을 수 있는 손바닥 한 뼘 정도 너비의 툇마루. 그 너머에 할머니가 만드신 투박한 화단.(화단 가장자리에는 돌을 놓았어요.) 보라색 플룩스와 주황색 양비귀 꽃, 그리고 수국(책 표지 하단에 그려져 있는 수국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꽃이기도 해요. 상단에 늘어져 있는 등나무는 할머니의 어머니인 오후지를 상징한답니다.)
예서는 안방 화단에서 방으로 몰래 들어와 담금주를 훔쳐먹고 있는 도마뱀 아오와 만납니다. 한국적인 정서인데 GPT의 그림은....하...아오가 담금주가 아닌 유자차를 마실 것 같잖아요!
이런 여러가지 설정이 소설 안 곳곳에 숨겨져 있어요. 저는 매주 수요일마다 <뒷마당의 작은 요정>에 숨은 설정이나 등장인물들의 모습을(제가 상상한) 스케치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물론 투고 중인 원고나 투고 결과도 꾸준히 올릴 생각입니다.(오늘도 반려 메일을 3통이나 받아서 초큼 의기소침.) 소설을 읽고 놀러오신 분들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해서 도전해 봅니다.
-덧붙여
평면도를 그려달라고 부탁한 규빈이. ㅎㅎ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