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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그림 Mar 18. 2023

엄마의 그림일기 13

잃어버린 시간

제주에는 무기명 공원이 즐비하다.

토지의 70%가 초록빛이니 선진국인 것 같다.

서귀포 호근동에는 치유의 숲이 있다.

숲길을 한참 걷다 보면 하얀 궁둥이를 씰룩이는 겁 많은 노루도 어렵지 않게 만나고, 시끄럽게 사람처럼 깍깍대는 새까만 까마귀도 볼 수 있고, 숲 깊이 들어가면 딱딱거리며 나무에 벌레를 잡아주는 딱따구리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만나면 피곤해질 들개와 멧돼지도 있으니 너무 한적하게 들어갈 땐 조심해야 할 것이다^^


숲길을 두어 달 함께 걸어주던 아들이 있었다.

남편과 나 그리고 아들ᆢ우리 셋은 따로 또 같이 걸었다.

이제는 둘만 남은 숲길에서 난 가끔씩 뒤를 잠시 돌아본다.

아기손을 놓쳐버린 정신 나간  엄마처럼....



쏟아내고 쏟아내도 끝없이 기어 나오는 그리운 감정은 켜켜이 깊이 묻어 나오지 못하게 막아놨다.

숲 속 길 위에 벗겨진 신발 한 짝은 그리운 감정의 상징이다.

내 맘속에 벗어놓고 간 그리움의 흔적ᆢ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나의 잃어버린 시간이다.


그리울 때면 나의 하나님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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