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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삶원색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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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단야 Jul 27. 2022

나는 계모를 보았다

나의 가장 원색적인 순간을 담다





나는 유튜브에서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혼자 밥 먹을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 요약보다 보면 적당했다.


임신 거부증

최근 서울 방배동의 서래마을 영아살해 유기 사건을 다룬 이야기를 보게 되었다. 갓난아이의 시신이 냉동고에 있다는 사실조차 충격적이었지만,

사건 내용은 더욱더 신비롭고 당황스러웠던 것 같아 인상 깊었다.


나는 모성애에 대한 주제로 작업이 많았다


이전에 아보카도 형상에 대해 과하게 집착했던 경험이 있었다. 맛도 좋고 색감도 이쁜 그 과일이 관찰하고 의미를 넣을수록 흥미로웠다.


2019년 아보카도 유화


처음 홀로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마치 독립처럼 혼자 지낸 시간이 많았다. 경제적인 지원과 관심을 충분히 받았음에도 내 첫 도약은 많이 어려웠다.


자취할 때 가장 큰 장점은 엄마가 없다는 것이지만, 단점 또한 엄마가 없다는 것, 그만큼 내가 나를 보호하고 신경 쓰고 관리해야 할 모든 것들의 방법을 몰랐다.


지내다 보니 나 정말 귀하게 자랐구나 감사하기도 했다. 설거지하다가 그릇 깨 먹기는 일상이었고, 벌레 하나에 울고, 냉장고에 새 생명이 잉태되는 등 다양한 일이 많았다. 모든 것이 서툴렀다.


그때마다 상황도 처리도 내 몫이었다. 어른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실은 홀로서기 어려운 나이였다.

엄마와 내가 하나의 집합체처럼 보였고 이는  아보카도를 닮아 여러 시리즈제작했었던 경험이 있었다.


그만큼 나에게 모성애란 정말 큰 그리움이자 소중한 감정이었고 소재였다.



그런 내게 충격을 가져다준 이유는 범인으로 제기된 외국인 부부의 집 냉동고에(방배동) 아기 시신 두 개가 나온 것이었다. 신고자 또한 부부였다.


아기 시신을 부검을 했음에도 사인, 사망시간이 불분명했다고 했고, 유일한 탯줄 자른 흔적이 거칠었기에 병원 출산이 아님이 명백했다.

처음 심문을 했을 때 패혈증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한 아내 베로니크는 용의 선상에 제외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이의 친자 검사는 남편의 아이가 맞았다.


증거가 없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담당 형사의 아내가 조언했다.

패혈증으로 자궁 적출을 한 것이 아닌 자궁에 문제가 생겨 패혈증이 온 것이 아니냐는 것



그리고 나는 흥미로운 유전자 검사를 알게 되었다.

미토콘드리아

모계 유전,

오롯이 엄마에게만 물려받을 수 있는 DNA로 결국 이를 범인으로 증명이 된 것이다.


체포된 그녀는 죽은 아기가 총 3명이라 하였고

낳은 뒤 죽여, 벽난로에 태웠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기도 했다. 그녀의 진술에서 더 놀라웠던 것은 바로 이 것이었다.


임신 거부증 

그녀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잊었다고 했다. 따라서 살해 사실 또한 전혀 인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녀가 죽인 것은 자신이 낳은 아기가 아닌 자신의 신체 일부였다고 말했다.



생명은 참 신기했다.

상상임신은 많이 알려져 들어본 적이 많았다. 증상은 이 반대라고 보면 된다.

신체 변화 또한 놀라웠다. 그럴 경우 생리로 착각할 수 있는 출혈까지 있다고 했다.

배가 앞으로 나오고 척추가 휜 일반적인 임신한 몸과 달리 큰 변화 없이 자궁이 위아래로만 길어질 뿐이었다.


이유는 엄마가 임신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태아 또한 조용히 숨어서 입덧과 태동 없이 자란다는 것이다. 자신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 눈에 띄지 않으려는 마음이 너무 비극이었다.


의학계에서도 살인을 정당화하는 핑계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에 인정하지 않는 듯했다.

결국 하나의 종양을 버린 것처럼 묘사되어 남편 조차 이 사실을 몰랐을 정도였다.

잘못된 모성애였음에도 형량은 미미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밥상에서 한참을 멍 때렸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아기들의 모습도 너무 슬펐다. 건강한 가족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자란 내가 감사했으며 이런 비극을 나타내는 병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세상에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구나 다소 무서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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