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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

당연한 것에는 감사함이 생략되곤 합니다

by 페트라

많은 사람들은 거창한 성공이나 화려한 성과를 꿈꿉니다.

그러나 고요하고 잔잔한 파도처럼, 아무런 문제 없이 평안한 상태를 의미하는 ‘무탈’이야말로 진정으로 소중하고 깊이 있는 행복의 바탕이 아닐른지요.


행복은 요란한게 아니고 조용하고 아무일이 없는 것이고 별일없는 하루가 축복이자 무탈함이 최고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예전에 몰랐던 무탈한 하루가 축복임을 알게 됩니다.

특히나 은퇴한 저로서는 행복이란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라 무탈한 하루 속에 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우스운 사실은, 무탈이란 나이든 사람들만이 소원하는게 아닌 듯 합니다.

몇해 전 저희 교회 목사님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새해 기도제목을 받았는데, 그한 학생이 적어낸 내용이 ‘무탈’이었답니다.


그렇습니다. 삶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역경과 마주하게 되며, 그때마다 무탈함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됩니다.

무탈이란 드라마틱한 환희나 격렬한 감동보다는, 매일의 삶이 조용히 흘러가는 가운데 느끼는 안정감과 안도감입니다.


건강한 몸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소중한 이들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며,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하루하루, 어쩌면 너무 평범해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는 이러한 순간들이 모여 무탈한 삶을 이룹니다.

오히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올 때나 특히 피치못할 자연재해나 싱크홀같은 사고를 접하게 되는 날이면 우리는 삶에 대해 경견해지면서 비로소 평범했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무탈이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깊어지고 성숙해지며, 화려함보다는 내면의 평온과 안정감을 추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무탈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는 것부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무탈한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 됩니다.

특히, 꾸준한 자기계발과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통해 정신적인 활력을 유지하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이 무탈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올해 1월 2일 도서관카드를 발급받아 수시로 좋아하는 에세이 읽기와 신문보기 그리고 ‘경제학 콘서트’, ‘세계는 지금’ 같은 유튜브 콘텐츠를 구독하면서 계속 공부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평생학습은 무탈함을 지키고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저의 무탈함뿐만이 아니라 지인들의 그 것도 가끔 물으면서 소통합니다.

“별일 없지요?”

“무탈하시죠?”

“별고 없으시지요?”

짧은 문안인사지만 그 안에는 온갖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걱정도 있고, 바램도 있고, 위로도 있습니다.


무탈(無頉)! 글자 그대로 ‘탈이 없음’을 말하지만, 사실 그건 단순한 상태가 아닙니다.

바쁘고 요란한 세상 속에서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기도합니다.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기를,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기를,

오고가는 안부 속에서 ‘무탈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말이죠.


행복한 인생은 대부분 조용한 인생입니다.


받는 복이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무탈한 것만도 이미 큰 복입니다.


오늘도,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하루가 무탈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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