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들어가요
우리 부부는 결혼반지를 끼지 않는다. 나는 반지를 좋아하긴 하지만 결혼반지가 다른 반지들에 비해 혼자 조금 튀는 것 같아 안 끼고 다니기 시작했고, 그걸 본 남편도 반지를 끼지 않는다. 남편은 조금 불편해한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결혼 후 살이 많이 쪄서 결혼반지를 낄 수도 없다.
나의 작은 사치는 반지를 사는 일이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나를 위해 선물한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가 결혼 예물을 명품 브랜드에서 하는 것이다 보니 반지를 사러 가면 항상 듣는 말이 결혼반지냐는 질문이다. 내 취향이 웨딩 밴드 스타일인가 보다. (머쓱하다) 최근에도 불가리에서 반지를 하나 샀는데 같은 질문을 들었다. (반지는 무척 맘에 들었고 그 외에는 매우 친절하셨다.) 친구들도 왜 남편과 커플링으로 하지 않냐고 묻는데 글쎄...’꼭 남편과 같은 반지를 나누어 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다. 결혼반지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남자들이 여자를 납치해서 끈으로 묶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이야기를 알고 나니 웨딩 반지에 약간의 거부감도 생겼다. 예전에는 남편과 커플로 하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었는데, 이제는 혼자서 알아서 잘 취향에 맞게 살아가는 게 행복도가 높다.
너무 큰 의미부여는 그것이 사라졌을 때 더 큰 슬픔을 가져온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반지는 이제 없는 것으로 나 혼자 결정했다. 물건에 의미 부여하지 말고 서로에게 더 충실히 보내자는 뜻. 예전에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되는 게 결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즈음은 혼자도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서포트해 주는 것이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한 파트너지만 앞으로 점점 더 나아져야지. 아니, 나아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