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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Oct 15. 2024

매살롱 완당 국수

치앙마이 옆 치앙라이_음식 편 (#14)


치앙라이 매파루앙 지역, 도이 매살롱 산속에 중국인들이 제법 큰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여기까지 들어온 까닭은 정치적인 이유가 크다고 하지만,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것만큼 서럽고 고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청나라의 몰락 후, 새로 등장한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세력 싸움에 밀려 원하지 않게 고향을 떠나야 했고, 난민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매살롱 중국 역사 기념관


하지만 국민당 잔당으로 메콩강 아편 루트를 통해 돈벌이를 했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공산세력에 맞서 잃어버린 고향을 찾을 때까지 투항했다는 고귀한 투쟁정신으로 바라보는 여러 시각들이 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 수 없지만, 첩첩산중 오지에 숨어 들어와야 했던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고립된 상황에서 피난민들이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위로는 고향집에서 가족들과 먹었던 따뜻한 음식이었을 것이다.


태국은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음식이 쉽게 상하고, 많은 해충들로 쉽게 오염된다. 이를 막기 위해 향토색 강한 향신료를 사용하고, 기름에 볶거나 튀긴 요리가 많다. 그러나 이런 환경적 요인에도 태국 음식의 유래는 지정학적으로 이웃한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매살롱 마을에 오래된 중국식 완당가게가 있다.


평상시에도 한적한 매살롱 거리는 점심시간임에도 적막하다. 유일하게 마을을 이어주 비탈진 좁은 산중도로가에 식당이 위치한다. 입구에는 3~4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꽃을 사랑하는 치앙라이 주민답게 예쁜 꽃들로 장식해놓았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풍광 사이로 제법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온다. 고향이 그리워서일까 가게 간판도 원난(중국 남부의 지역)이다. 메뉴는 중국식 완당면(수프, 비빔), 군만두로 간단하며 가격은 50밧(2,000원)으로 저렴하다.

완당을 빚는 여인들


완당국수는 중면(센랙)에 닭고기 육수를 넣어 닭칼국수 맛이, 완당은 닭고기 육수에 완당만 넣어 만둣국과 비슷하며, 비빔완당면은 육수 대신 완당과 마늘소스가 추가된 비빔면이다. 테이블에 있는 고춧가루, 고추식초, 피시소스, 달콤한 간장을 추가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다. 군만두는 간이 세지 않은 고기만두로 특유의 향신료가 느껴지지 않아 부담감이 없다.


마침 식사를 하러 온 태국의 젊은 남녀가 휴대폰으로 한국가요와 드라마를 즐기며 완당국수와 군만두를 주문한다. 노스탤지어 감성이 느껴지는 조용한 산골마을에서 태국, 중국, 한국 문화가 완탕처럼 하나로 빗어진다.


노포 앞에는 다양한 벽화들로 향수롭다. 고향 마을과 차밭,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시간 속에 사라져 가는 추억을 줄 맺혀 간직하고 싶었을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시간은 변화를 강요하지만, 매살롱은 변모없이 제 자리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는 듯하다. 중국 이산가족의 마을. 가게 앞 주인 할머니의 의자는 여전히 북쪽 고향을 향하고 있다.

매살롱 마을 벽화와 할머니의 의자


작가의 시선

○ 태국 음식의 조미료

태국 로컬 식당 테이블 위에 여러 개의 소스통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태국인들은 맵고 짜고 달콤하고 고소하고 새콤한 자극적인 맛을 좋아해 각자의 기호에 맞게 양념을 추가하여 먹는다.

- 식초 : 태국의 식초는 맛과 신맛이 한국의 것보다 약하다. 고추를 함께 넣어 매콤하고 새콤한 맛이 난다.

- 고춧가루 : 태국의 칠리는 풋내 없이 고추냉이처럼 건조하게 매워 음식과 잘 어울린다.

- 피시소스 : 생선을 발효하여 만든 맑은 액젓으로 가볍게 감칠맛을 더한다. 고추와 함께 넣어 매콤하고 짭짜름한 맛이 난다.



태국 북부의 홍수피해가 심각합니다. 특히 치앙라이의 대규모 침수로 평화로운 일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예전 아름다운 모습으로 어서 빨리 복구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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