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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삿갓 Jan 10. 2025

해야만 하는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24년, 전국일주를 정리하다 든 생각

하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쓰기로 해놓고 줄어가는 돈을 볼 때마다 불안했다. 혹여나 다시 채워놓지 못할까 봐 무서웠다.


‘겁쟁이, 뭐라도 다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결국 이것저것 재기 바쁘잖아’


자신을 타박했다. 결국 상처 주는 사람도, 상처받는 사람도 나였다. 이때는 안정을 포기하고 도전했다는 의식에 강하게 사로잡혀 무엇이든 해내야 했다. 고난이 필요했고, 역경을 헤치는 멋진 사람이어야 했다. 추운 겨울에 야영하고, 겨울 바다에서 서핑을 배운 것도 사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해냈을 때는 자신감이 채워졌지만, 해내지 못했을 때는 마음이 괴로웠다.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해야만 하는 것’이 있는데 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회피했기 때문이다.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할까. 누가 우리에게 부족하다고 말하는가. 오쇼 라즈니쉬는 <장자, 도를 말하다>에서 자연 상태 그대로 살라고 말한다.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세운 기준일 뿐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기준을 세울 수 있는가. 그 기준을 벗어나면 그것은 삶이 아니란 말인가.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 자체가 삶이다.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기준이 되면 우린 끊임없이 괴로워할 것이다. 계속해서 증명해야 하고 투쟁해야 한다. 나는 그만두기로 했다. 더 나은 내가 아닌, 그냥 나의 삶을 살기로 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붓다도, 예수도 될 수 없다. ‘해야만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휘둘리지 않기로 했다.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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