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에서 달리기를 한다면
각자의 삶에서 로망은 무엇일까
뉴질랜드에 오기 전 러닝을 꽤나 좋아했었는데 그때마다 든 생각은 푸릇푸릇한 나무들과 풀, 꽃들이 있는 넓은 공원이 집 바로 앞에 있으면 너무 좋겠다였다. 이왕 뛰는 거 좋은 풍경을 보고 싶고, 좋은 장소에 가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 했다. 맨날 갈 수 있게 공원이 걸어서 1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음 싶었다.
꼭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마을을 뛰는 외국인 한분이 계셨다.
햇빛 쨍쨍한 대낮에 뛰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면서도 빽빽한 아파트와 상가들을 보면서 뛰는 건 어떤 재미가 있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 뛴 장소는 집 앞 공원이었다.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초록초록한 공원.
그다음은 다른 공원을 찾아서 마을을 뛰어다녔다.
뻥 뚫린 하늘과 다양한 집들을 보면서 뛰니 내가 바란 건 공원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러닝이 일상인 뉴질랜드인만큼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환경공해가 없는 곳을 찾으러 갈 필요도 없는 단지 밖에만 나가면 내가 뛸 곳이 충분한 곳이다. 레깅스를 입든, 스포츠브라만 하고 뛰든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강아지랑 뛰는 러너들도 많을뿐더러 주인들이 반려견 교육도 잘 시키기 때문에 강아지 때문에 위험할 경우도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창문 밖으로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낭만 있는 해변가 러닝, 숲 속에서의 러닝, 시티에서의 러닝 모두 다 좋은 뉴질랜드다.
나중에 내 농장이 생긴다면, 드넓은 내 땅을 트랙으로 삼아 러닝을 할 날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