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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학나경 Oct 06. 2022

행복을 선사하는 사람, 안다솜

학나경 인터뷰 #14

이번 인터뷰에서, 학나경 통틀어 업에 대한 언급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즐거움을 사랑하는 안다솜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그 중 하나의 수단이 업이었을 뿐이다. 여러 수단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는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고 있다.

로운. 이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고 먼저 요청했다. 해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면?

다솜. 신선했다. 내가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깬 인터뷰라서 해보고 싶었다. 지금껏 나를 소개하면서 나이나 경력을 앞세워서 소개하는 게 당연했는데, 학나경 외적인 모습을 조명한다는 취지에 공감했다. 다른 인터뷰도 좋았지만, 인터뷰어들의 취지를 담은 글이 더 공감됐다.

로운. 미리 준비한 질문이 어려웠다고 했다.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평소에 시간을 내어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라 그런걸까.

다솜. 나는 속으로만 생각하고, 노트에 적는 건 하지만, 누가 나에게 질문하는 이야기들이 않지 않나. 주관이 담긴 이야기들이다 보니까 시간이 많이 들었다. ‘뭐 좋아해’ 같은 질문이면 차라리 답변하기 쉬웠을 텐데,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이었다보니 어려웠다.


로운.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다솜.  '나를 통해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생각이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전부 좋은 기운, 좋은 생각,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지금 미용을 업으로 하고 있는데, 어릴 때 미용사가 돼서 사람들을 아름답게 해드리고 싶다는 일기를 쓴 적이 있다. 이 때부터도 직업으로 다른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면서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했나보다. 근데 그 지금 일을 하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27살 때인가 집 이사한다고 집 정리를 하다가 그 일기장을 보게 됐는데, 그런데 거기에 적힌 걸 딱 내가 지금 하고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너무 어릴 때 쓴 내용이다 보니 크면서 대학교 전공도 다른 걸로 하게 됐는데, 결국엔 진로를 미용으로 바꾸면서 어릴 때 쓴 것을 오늘 지금 딱 이뤄놓고 있다. 어릴  그래서 진짜 잘 맞는 직업이지 않나 싶다.


로운. 방금 한 얘기는 일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지금 직업이 안다솜에게 갖는 의미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미용사 자체의 초점보다는 미용사로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이라든가 즐거움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된다.


로운.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한다는 혼자만의 경향이 있는 듯하다.

다솜. 내가 원하는 이상향이 있는데, 그 이상향까지 어떻게 빠르게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보니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써야 된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흘러보내는 느낌이 아니고, 내가 계획을 갖고 10년 뒤까지 어떻게 살아야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 이런 것 때문에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한다.

로운. 이상향은 아까 말한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인건지.

다솜.  가만히 있어도 좋은 에너지가 흘러 넘치고 어디서든 당당하고 활기차며 어떤 사람에게도 나의 행복을 기꺼이 나눠줄 수 있는 존재 자체가 빛이 나는 사람이다. 근데 그건 여기에 돈이 선행 조건으로 붙는다.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가 아니고 행복을 나눠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인 거다. 돈이 많이 있는 상태인 게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상향을 실천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이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물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요소를 사용하든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게 이상향이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많은 요소를 갖추고 싶다.

그래서 요새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예전보다 시간을 더 투자하고 있다. ‘나의 손을 스치고 나가면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라는 사명감으로 더 좋은 서비스와 더 좋은 퀄리티를 드리고 싶어서 꾸준히 고민하고 배우는 중이다.

본인이 택한 것들로 시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학나경 인터뷰를 시작했다. 안다솜의 시간은 분명히 자신이 선택한 것들로 빼곡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간에서 일이라는 존재를 무 자르듯 빼낼 수 없었다. 안다솜에게 일은 단순히 생계 유지의 목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은 나름의 방식이었다.

로운. 누가 물어보지 않더라도 먼저 사람들과 깊이 있게 이야기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다솜. 1년, 10년, 30년 뒤에는 본인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나는 보통 디테일하게 시각화 하는 편이다. 3년 뒤에 내가 결혼할 예식 장, 5년 뒤에 살고 있을 집, 10년 뒤에 내 아이들 모습까지도. 이렇게 100% 이뤄지진 않겠지만,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아직 나도 시각화를 할 때 항상 그냥 약간 좋은 가정, 사람들 웃는 모습 같이 구체적이진 않아서, 나는 뭘 하고 싶다 이런 거는 잘 모른다. 그것들은 하나둘 찾아나가야 된다. 다만 지금은 당장 계획이 돼 있지 않아서 무엇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한테 기회가 온다고 그랬다.

로운. 시간을 정말 아껴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솜. 요즘에 막 워라밸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지 않나. 물론 나도 친구들 만나고, 할 것들 하면서 살지만 그래도 일하는 8시간 동안은 한 10시간 일한 것 같은 그렇게 집중적으로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은 거 같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게 너무 싫다.


로운.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건 어떤 느낌인가.

다솜. 인스타그램 보는 것이 그렇다. 진짜 영상이 자동으로 뜨니까 보는거지, 내가 찾아서 보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찾아서 보는 건 차라리 괜찮다. 오히려 유튜브가 괜찮을 수 있다. 검색해서 필요한 걸 볼 때가 많으니까. 근데 인스타처럼 자동으로 계속 올라오는데 그걸 끊지 않고 보고 있는 그 시간은 진짜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 것 같다. 너무 아깝다.

로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보내는 시간을 아까워 하나보다. 그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이 아까운 게 아닐까.

다솜. 그럴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혼자 쉴 때도 드라마를 잘 안 보고 영화를 본다. 영화는 2시간이면 끝나니까 괜찮은데 드라마는 상황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고, 회차가 길어지면 너무 질질 끄는 느낌이다. 내가 쓰려는 시간들엔 그 목적이 되게 뚜렷한거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인스타를 안하는 것도 아니다. 시간을 지키는 게 진짜 어렵다. 최근에도 인스타 보다가 한 새벽 3시인가 잔 적이 있다. 그러고 이제 후회하면서 잤다. 볼 때는 모른다.

로운. 그게 아까 말한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삶’인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과 뭔가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의 차이가 있다면.

다솜. 앞서 말한 것과 똑같다. 내가 목적을 갖고 시간을 쓰는 것과, 시간이 흘러가는 것에 맞춰서 사는 것. 보내는 것과 흘러가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그냥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지 않냐. 그게 시간을 내가 어떻게 쓰느냐. 아니면 내가 시간을 그냥 흘러보내느냐의 차이다.

로운. 최대한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는 계획을 짜야하지 않나. 그러다 예상하지 못한 요소들이 등장을 하게 되면 계획이 흔들리거나 하진 않는지.

다솜. 생각지 못한 상황이 생기는 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지 않나. 지금 당장 앞두고 있는 한달, 두달 뭐 올해까지의 시간은 세분화시켜서 계획을 짜두다보니까, 생각지 못한 요소때문에 방향이 크게 틀어지진 않는 것 같다.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거기서 작은 플랜만 하나 바꾸면 되다보니까 큰 방향이 흐트러진 적은 없다.

생각하는대로 살고 싶다고해서 생각대로 살아지지 않는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게 어렵기 때문에 사는대로 생각하면서 살아가기 쉽다.  안다솜은 사는 대로 생각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자신의 시간만큼은 자신의 의지대로 채우려고 노력한다. 그는 시간이 ‘흘러지나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있다.

로운. 살다 보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날도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떨쳐내는지.

다솜.  안 좋은 것들은 나 혼자 좀 삭히는 편이다. 근데 가끔은 나도 힘든 날이 있다는 걸 주변에서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있다. 안좋은 일이 생기면 자기가 주변에 이야기하면서 위로 받는. 근데 나는 굳이 여기저기 말하는 편이라기보단 누가 물어보기 전까진 굳이 얘기 안 하는 쪽이다. 내가 먼저 슬픈 일을 먼저 털어놓는 쪽은 아닌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로운. 그럼 분출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다솜. 언니. 언니가 약간 내 분신 같은 느낌이다. 어렸을 때도 그랬다. 엄마 아빠한테는 얘기 안 해도 그냥 언니한테 얘기하고 친구들한테 얘기 안한 것들도 언니한테는 얘기하곤 했다. 그래서 지금도 언니는 부산에 있고 나는 서울에 있지만 언니한테 다 얘기한다. 좋은 일 있으면 당연히 얘기하는 거고 안 좋은 일 있을 때도 그냥 언니한테 전화 한 번 하면서 언니 얘기 들으면 또 기분이 풀리더라. 그 해소 방법 자체가 언니인 거다. 그렇게 털어내는 게 있으니 주변에 좋은 영향을 계속 줄 수 있는 것 같다.

로운. 손님들이 아니어도 주변 분들한테 선한 영향력을 주는 나름의 방식이 있는지.

다솜. 누구든 안 좋은 일이 있거나 하면 얘기를 들어줄 상대가 필요한데, 나는 그런 존재가 많이 되어줬던 것 같다. 친구들이 나한테 ‘너는 너 얘기를 되게 잘 안 하는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난 나름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쓸데없는 배려라고 해야 할지, 남이 얘기를 하다보면 나보다 더 얘기하고 싶어 하는구나 하면서 다른 사람이 더 얘기를 할 수 있게끔 했다.

로운. 걱정이 별로 없는 편인 것 같다.

다솜. 그래도 걱정이 많이는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항상 나는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중에 내가 더 잘 되려고 지금 이런 시련을 나한테 주나 보다’ 하고 넘긴다. 나는 겁나 잘 이겨낼 수 있으니까 한번 봐라 라는 마음가짐이다. 만약에 같이 일을 하는인턴 친구가 나랑 안 맞는다 하더라도, 내가 나중에 더 많은 직원들과 함께 일할 때 그때 지금 일도 도움이 되겠구나 한번 더 해보자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나쁜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생사 부정적인 것 반 긍정적인 것 반이니까. 그런데 부정적인 것들을 얼마나 빨리 떨쳐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좀 빨리 전환을 시키는 사람이다. 나도 알고 보면 엄청 부정적인 사람이다. 그걸 잘 컨트롤 하려고 하고 있다.

로운. 학나경을 제외하고 자기 소개를 한다면?

다솜. 겉치레에 신경쓰기 보다, 내적인 힘을 길러 목표를 향해 1%씩 성장해서 결국엔 100%가 되는, 삶이 명품인 사람.

안다솜은 부지런하다. 자신도 아직 잘 깨닫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그가 부지런히 삶의 완성도를 높이는 목적은 결국 타인을 더 잘 돕기 위함이다. 말과 행동 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방식까지, 본인으로 인해 누군가가 선한 영향을 받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안다솜은 지금 이 순간도 건강하고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가 전파하는 선한 영향력에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찾았으면 한다.

작성자 손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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