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힘! 생활인구와 로컬관광 전략』 열 다섯번째 이야기
그저 작은 농촌이던 곳,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 있던 어촌이 어느 날부터 사람들의 여행 목적지가 되는 순간이 있다.
그 시작은 화려한 건축물이나 대규모 투자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을이 가진 생태적 자원과 삶의 방식이 스토리로 연결될 때, 마을은 브랜드가 되고, 그 이름은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전라남도 순천시의 ‘순천만 국가정원’과 인근 생태마을이다.
순천만은 갈대밭과 갯벌, 철새가 만들어내는 풍경 덕분에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순천이 진짜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에는 단순히 자연 풍경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도시 마케팅이 있었다.
순천만 인근 마을들은 그 흐름에 맞춰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체험,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생태도시 순천’이라는 브랜드를 완성해 나갔다.
관광객들은 자연을 보러 왔다가, 결국 마을의 이야기에 머물고 간다.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 마을도 흥미롭다.
평창은 올림픽 개최로 널리 알려졌지만, 대관령의 힘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뿐만이 아니다.
목장과 숲, 바람이라는 생태 자원을 활용해 ‘웰니스 마을’로 스스로를 브랜딩했다.
양떼목장을 단순히 관광지로 소비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계절 치유 콘텐츠와 결합해 마을의 정체성을 유지했다.
지금 대관령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힐링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마을”이라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은 이어진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에코빌리지(Ökodorf)’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마을 전체의 브랜드로 삼았다.
태양광 발전과 친환경 건축, 지역 농산물 자급자족 시스템을 갖춘 이곳은 단순한 생태마을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은 ‘에코빌리지’라는 이름만으로도 그 마을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브랜드는 곧 정체성이자 약속이 된다.
브랜딩에서 중요한 것은 거창한 마케팅이 아니다.
오히려 마을의 ‘있는 그대로’의 가치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일부 마을은 곶자왈 숲과 돌담길, 옛 마을길을 그대로 살려 관광객에게 “제주의 원형을 만나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 과정에서 마을 주민이 직접 해설사로 참여하고, 전통 음식을 나누는 경험을 더해 브랜드를 공고히 한다.
첫째, 생태적 자원의 고유성 강조
어디에나 있는 숲이나 들판이 아니라, 그 마을만의 풍경과 이야기를 살려야 한다.
둘째, 체험과 교육의 결합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배우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담을 때 브랜드는 오래 남는다.
셋째, 지속가능성의 약속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이 지켜온 가치와 미래를 향한 비전을 담아야 한다.
이곳에 오면 무엇을 경험할 수 있고, 어떤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한 약속 말이다.
그 약속이 진실할 때, 관광객은 다시 돌아오고, 생활인구는 늘어난다.
작은 마을의 이름이 세계지도로 퍼져 나가는 힘, 그 출발점은 언제나 로컬의 삶과 생태 속에 숨어 있다.
- 멘토 K -
순천시, 『순천만 국가정원 및 생태관광 보고서』 (2022)
평창군청, 『대관령 웰니스 관광마을 운영 자료』 (2021)
Ökodorf Sieben Linden, German Ecovillage Network 공식 자료 (2022)
제주관광공사, 『제주 로컬 마을 관광 프로그램 개발 보고서』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