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매일 12시간 서 있는 삶, 가능하신가요?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37.

by 멘토K


창업을 고민하는 시니어들에게 내가 꼭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다.

“매일 12시간 서 있는 삶, 정말 가능하신가요?”


은퇴 후 창업을 꿈꾸는 분들 대부분은 자금과 아이템, 상권을 먼저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현실은 ‘노동 강도’다.

특히 음식점이나 소매업 같은 자영업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이다.


손님이 몰리면 잠시 앉을 틈도 없고, 비는 시간에는 청소나 재료 손질로 쉼이 없다.


이 생활을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 12시간 이상 반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상담에서 만난 한 50대 후반의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 직장에서 하루 종일 회의하고 출장 다니던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가게에서 하루 종일 서 있는 게 훨씬 더 고되네요.”


실제로 주방에 서서 국자를 휘두르거나, 계산대에서 손님을 응대하고, 테이블을 치우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큰 체력을 요구한다.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오고, 발은 퉁퉁 붓는다. 저녁이 되면 집에 돌아와 아무 말도 못 하고 쓰러져 잠드는 생활이 반복된다.


창업 초기에는 열정이 체력을 덮어준다.

“이 정도는 괜찮다”, “조금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열정보다 피로가 더 빨리 찾아온다.


아침마다 피곤함이 누적되고, 작은 통증이 쌓여 어느 날 크게 터진다.


허리 디스크, 무릎 관절염, 손목터널 증후군 같은 질환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흔하다.


체력이 무너지면 결국 장사도 무너진다.


특히 시니어 창업자는 젊은 시절과 달리 회복 속도가 훨씬 늦다.


30대 때는 하루 밤 자고 나면 회복되던 피로가 50대 이후에는 며칠씩 간다.


창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단기적으로는 열정으로 버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체력 관리 없이는 지속 불가능하다.


나는 현장에서 “가게 문을 열고 닫는 순간까지, 하루 12시간을 서 있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늘 던진다.


대답이 확신이 없다면, 지금 생각하는 아이템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니면 매일 반복 가능한 일인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대안을 찾는 방법도 있다.

첫째, 업종을 체력 부담이 덜한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굳이 주방에서 불 앞에 서 있어야 하는 음식점 대신, 테이크아웃 전문점이나 소규모 카페처럼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는 모델을 검토할 수 있다.


둘째, 운영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메뉴를 줄이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불필요한 노동을 줄이는 방식이다.


셋째, 인건비를 들이더라도 최소한의 지원 인력을 두는 것이다.

체력을 절약하지 못하면, 결국 더 큰 손실로 돌아온다.


또한 시니어 창업자는 반드시 자기 몸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단순히 건강검진에 이상이 없다고 해서 창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루에 몇 시간 서 있을 수 있는지, 반복되는 노동에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알바를 체험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창업은 단순히 가게를 운영하는 일이 아니다. 몸과 시간을 매일 내어주는 삶이다.


특히 매일 12시간 이상을 서서 일하는 삶은 상상보다 훨씬 더 고되고, 그 무게는 결국 건강과 삶의 질을 갉아먹는다.


시니어 창업자라면 더더욱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내가 상담에서 강조하는 말은 늘 같다.

“돈보다 중요한 건 몸입니다. 몸이 버티지 못하면, 장사도, 꿈도, 가족도 다 무너집니다.”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매일 12시간을 서 있는 삶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수 없다면, 창업은 다시 고민해야 한다.


- 멘토 K -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06화#36. 체력, 진짜 괜찮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