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디지털기기, 얼마나 다루시나요?

『시니어 창업 해! 말어! 그 사이에서_2』 서른 아홉번째 글

by 멘토K


시니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아이템이나 상권 이야기는 오래 나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질문 하나에는 선뜻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기기, 얼마나 다루시나요?”


지금의 창업 현장은 단순히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다.


POS기기, 배달앱, 온라인 결제 시스템, SNS 홍보, 리뷰 관리까지 모두 디지털이 얽혀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시니어 창업자들이 이 부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거야 젊은 직원 시키면 되지”, “애들한테 맡기면 금방 해결돼”라며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장 본인이 최소한의 이해와 숙련도를 갖추지 못하면, 장사 운영 자체가 흔들린다.


실제로 한 60대 사장님은 배달전문점을 열었다.

메뉴도 괜찮고, 맛도 좋았다. 그런데 주문이 잘 안 잡힌다는 문제가 생겼다.


이유는 단순했다.

배달앱 등록 과정에서 설정을 제대로 못 했고, 고객이 남긴 리뷰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고객 입장에서는 불성실하게 보였고, 금세 다른 가게로 발길을 돌렸다.


사장님은 “이렇게 장사하기 힘들 줄 몰랐다”고 했다.


사실 장사가 힘든 게 아니라, 디지털 도구를 다루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또 다른 예도 있다.

작은 카페를 연 50대 부부는 POS기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계산 실수가 잦았다.


카드 결제를 취소하거나 적립을 누락하는 일이 반복됐다.

고객은 불편했고, 결국 신뢰가 무너졌다.


사장님은 “나는 커피 맛만 좋으면 된다 생각했는데, 요즘 손님은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 후회했다.


요즘 고객들은 오프라인 경험뿐만 아니라 온라인 경험까지 포함해 가게를 평가한다.


네이버 지도에서 가게를 찾고, 사진과 리뷰를 본 뒤 방문한다.


다녀간 후에는 리뷰를 남기고, 그것이 또 다른 손님을 끌어온다.


그런데 사장이 디지털을 다룰 줄 모르면, 이 중요한 ‘보이지 않는 상권’을 놓치게 된다.


시니어 창업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손님에게 친절하기만 하면 된다”,

“음식 맛만 좋으면 된다.”

물론 기본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만으로는 부족하다.

친절과 맛을 알리기 위해 디지털이 필요하고,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시니어 창업자가 젊은 세대처럼 모든 디지털을 완벽하게 다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건 최소한의 기본 역량이다.

POS기기로 매출 확인하는 법, 배달앱에서 메뉴를 수정하는 법, 온라인 리뷰에 답글 다는 법, SNS에 간단히 사진을 올리는 법 정도는 반드시 익혀야 한다.


나는 상담 때 이런 조언을 한다.

“디지털은 장사의 언어입니다. 그 언어를 모르면 고객과 대화할 수 없습니다.”


디지털을 외면하면 고객과 멀어지고, 고객과 멀어지면 장사도 무너진다.


창업 전,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POS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가?”

“배달앱이나 지도앱에서 내 가게를 직접 등록할 수 있는가?”

“온라인 리뷰를 보고 대응할 수 있는가?”

“내 가게 소식을 디지털 공간에 스스로 알릴 수 있는가?”


이 네 가지에 모두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면, 지금은 디지털 공부가 먼저다.


시니어 창업은 단순히 가게를 차리는 일이 아니다.


고객이 사는 공간에서 함께 숨 쉬는 일이다.


이제 고객의 공간은 오프라인에만 있지 않다.

온라인, 모바일, 디지털 속에 함께 있다.


그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창업은 반쪽짜리가 된다.


“디지털기기, 얼마나 다루시나요?” 이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어야, 비로소 창업을 시작할 자격이 생긴다.


- 멘토 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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