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彼者 心安也』 열여덟 번째 글
요즘 사람들은 ‘좋아요’라는 단어 하나에 기분이 오르내린다.
출근길 커피 한 잔 사진에도, 여행지의 푸른 하늘에도, ‘좋아요’ 숫자가 몇 개냐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달라진다.
좋아요 버튼은 단순한 ‘표시’가 아니라, 마음의 체온계를 닮았다.
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SNS에 매일 정성껏 글을 올렸다.
손수 만든 반찬, 손주 사진, 새로 산 화분까지.
그런데 어느 날, 며칠 동안 ‘좋아요’가 거의 달리지 않았다.
그녀는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요즘 제 글 안 보이죠? 혹시 제가 뭘 잘못 올렸나요?”
지인은 놀라며 답했다.
“아니요, 그냥 바빴어요.”
그제야 그녀는 안도했지만,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젠 사람보다 ‘좋아요’가 내 마음을 좌우하네.”
SNS의 ‘좋아요’는 인간의 인정 욕구를 자극하는 대표적 기제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 중 네 번째 단계로 ‘존경과 인정의 욕구’를 꼽았다.
이 욕구는 ‘사회적 존재로서 나를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다.
SNS는 그 욕구를 눈에 보이는 숫자로 바꿔버렸다.
그 결과,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는가’를 좋아요의 개수로 판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된 인정의 지표일 뿐이다.
좋아요는 ‘관심의 표시’이지 ‘관계의 깊이’를 뜻하지 않는다.
그 숫자가 많다고 해서 진짜 연결되어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SNS에서 활발한 사람일수록, 오프라인에서는 더 외로움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좋아요 중독’은 관계의 피상화와 자존감의 불안정을 동시에 낳는다.
SNS에서 좋아요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비교형이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반응이 많지?”
비교는 곧 자존감의 침식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가치가 ‘타인의 반응’에 의존하게 된다.
이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대신, 반응이 좋을 것 같은 콘텐츠를 올린다.
결국 SNS가 ‘자기 표현의 공간’에서 ‘타인 눈치의 무대’로 변한다.
둘째, 보상형이다.
좋아요를 받을 때마다 작은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 쾌감을 반복해서 얻기 위해, 더 자극적인 사진과 글을 올린다.
이건 ‘관심의 피드백 루프’다.
하지만 잠깐의 만족 뒤에는 더 큰 공허함이 남는다.
“이번엔 왜 반응이 없을까?”
보상에 익숙해진 뇌는 빠르게 허기를 느낀다.
셋째, 불안 회피형이다.
좋아요를 확인하는 이유는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다.
“나는 여전히 존재하는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고 있는가?”
좋아요를 받는 순간, 그 불안이 잠시 진정된다.
그러나 그 진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SNS를 끊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SNS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좋아요’가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의 거리감이다.
좋아요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두 가지 태도가 필요하다.
첫째, 표현의 목적을 바꿔라.
좋아요를 얻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를 기록하기 위한 글을 써라.
누가 봐주지 않아도 내 하루를 기록하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 그 자체가 의미다.
그건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과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둘째, 숫자보다 대화에 집중하라.
좋아요 100개보다 댓글 한 줄의 진심이 더 깊다.
SNS의 본질은 ‘소통’이지 ‘집계’가 아니다.
“좋아요는 줄었지만,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런 마음이 SNS를 ‘비교의 무대’에서 ‘공감의 공간’으로 바꾼다.
예전에 한 젊은 창업자가 이런 말을 했다.
“좋아요 숫자가 줄어드는 시기가 오히려 저를 진짜로 성장시켰어요.
그때부터 저는 ‘누가 좋아했는가’보다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에 집중하게 됐거든요.”
그는 결국 SNS에서 영향력을 얻었다.
그 이유는 ‘좋아요를 받으려는 사람’이 아니라, ‘진심을 나누는 사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이해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좋아요에 집착하는 사람의 마음을 비난하기보다,
그 속에 있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이해할 때 우리는 관계의 본질을 본다.
누군가의 좋아요가 나를 증명하지 않는다.
진짜 ‘좋아요’는 버튼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 있다.
오늘도 좋아요 숫자에 흔들렸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좋아요가 적어도, 나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누르는 ‘좋아요’ 한 번이,
세상의 어떤 클릭보다 따뜻하다.
- 멘토 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