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콩나물 키우기
<카르페디엠>
캄캄한 어둠
다닥다닥 앉아
한 잔, 두 잔
주거니 받거니
물잔을 기울인다
흥을 돋운다
일상에 취해
물맛에 취해
어두운 게 대수랴
좁은 게 대수랴
다리를 뻗고
기지개도 켜며
오늘도
천천히
물잔을 기울인다
(2020.5.19. 콩나물을 키우며)
* 대문 그림 출처 : 픽사베이
비가 오는 아침이다. 오늘 나의 버킷리스트는 콩나물 따라하기다. 떨어지는 비를 보며 물 취한 듯 실실거리기. 해를 생각하지 말고 구름만 보기. 툴툴거림 대신 있는 그대로, 주어진 하루를 살아봐야겠다. 오늘이 내일이 되고 내일이 모레가 되면 나는 늘 지금 여기를 살 수 있겠지. Carpe Diem. 오늘도 콩나물처럼 쭉쭉 뻗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