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일본 예를 들어보자면, 일본의 경영철학 정립과 그것의 커뮤니케이션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유교 철학과 접목해 일본식 자본주의의 미래, 일본기업의 국제 경영의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가는 시부사와 가문을 예로 들어본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비지니스 스쿨내 부속기관으로 일본기업경영연구소가 따로 있는데, 정례적으로 일본의 행정가과 기업인들이 초청되어 짤막한 강연을 하곤 한다. 한번은 켄 시부사와가 초대되었는데, 그는 구라파 유학 후 일본의 재무와 은행시스템을 확립하고 현대 일본 자본주의 시스템을 확립했다고 칭송받는 에이치 시부사와의 직계자손이다.
그는 자신의 윗대 할아버지 에이치 시부사와의 철학의 상징을 '론고와 소노반 Rongo and Sonoban'론고와 소로반은 논어와 주판이라는 뜻으로, 논어는 유교를 바탕으로 한 도덕적 가치관, 주판은 상업, 기업가를 말한다) 즉, 도덕적 자본주의(ethical capitalism)라고 소개했다. 에이치 시부사와는 일본이 지속적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경험에 근거해 이성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유교적 도덕적 이상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통합된 개념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일본의 젊은세대들은 앞으로 떠오르는 젊은 국가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나라들이 지속 가능성있는 발전을 할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는 당부로 끝을 맺었다.
일본연구소의 기업경영 세미나 시리즈에는 경영철학 가문뿐 아니라 실제 기업 경영자들도 자주 초대되는데, 기꼬만 간장 CEO처럼 잘 알려진 거대 기업 경영자에서 지방의 숙박 리조트 체인 사업가까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기꼬만 간장 CEO는 일본 최초의 컬럼비아 비지니스 스쿨 졸업자로, 이미 1970년대에 미국 진출을 모색, 미국 가정에 간장을 조미료로 보급하겠다는 포부를 세웠고, 그것을 이루었다. 한국의 CJ가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만두 등의 간편식품으로 미국 진출을 한 2000년대보다 거의 한 세대 먼저 미국에 상륙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