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3
좋아하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 마시고 사진까지 잘 나왔다. 스토리에 예쁜 사진 올린 덕분에 평소 애정하던 카페 대표님이랑도 동경의 마음으로 길게 연락했다.
다른 카페에 가서 (이전의 카페는 작업하기에 불편했기에) 오랜만에 긴 글 작업을 이어갔다. 몇 주 전부터 집필 감각이 떨어져서 작업을 미루어 뒀었는데, 오랜만에 문서를 펼쳐보니 글이 좋잖아?! (자화자찬 꼴보기 싫지만 정말 그랬다) 다시 혈이 뚫린 기분이었다. 몇 시간 글을 쓰니 글쓰기 전용 체력이 전부 소진됐다. 느낌상 더는 못쓴다. 글쓰기 체력이 충전될 내일이 기대된다.
근처 레스토랑에 1인 식사를 예약했다. 지인이랑 같이 먹을까도 싶어서 생각나는 사람 몇 명에게 연락했는데 일정이 안 맞았다. 그런데 식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시점에 친구 한 명과 연락이 닿았다. 2인으로 예약을 변경했다.
얘랑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존재해서 그런지, 눈빛이 잘 맞다. 좋은 이야기, 유익한 이야기, 생산적인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가 오간다.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친구는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잘해주거등).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천사가 되는 나. 그를 애정하는 마음에 선행을 베푸니 역시나 선행이 돌아온다 (그걸 처음부터 기대한 건 아니다).
마무리 식사가 너무 좋았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설레는 분위기 (우리 빼고는 대부분 소개팅 자리다) 속에서 정말로 좋은 대화가 오갔다. 여러모로 완벽한 하루였지만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이 부분은 이전에 먼저 식사하자고 연락한 친구들이 오늘은 안 된다고 거절했기에 존재할 수 있는 일이다. 과거의 우연이 유도한 현재의 이 찬란함이 귀하고 영광스럽다. 그만큼.. 좋았다.
아, 친구가 식당에서 찍어준 내 사진마저 잘 나왔다.
입주자가 아닌데도 짐을 맡겨준 숙소 근처 오피스텔 경비 아저씨가 생각났다. 감사한 마음에 박카스 몇 병이라도 사드려야겠다 싶었지만 근처에 편의점이 없었다. 귀찮음 + 내일 아침에 다른 거 챙겨드려야겠다는 선의를 가장한 안일한 마음으로 빈손으로 (짐을 찾으러) 오피스텔에 들어갔다. 분명 오늘 저녁에도 계신다 들었는데 아싸뵤, 안 계신다. 내일 오전에는 계실 것 같다. 지금 내 손이 비었는 걸 그분은 아직 모르시니, 내일 오전에 뵈면 꼭 드려야지. 마치 어제 저녁부터 챙겨드리려 했지만 이제서야 전해드리게 된 상황인 마냥. 선의를 가장한 안일한 마음 숨기기 완전 범죄!
온종일 만족스럽고 잘 풀린 하루. 이런 날, 이 몸에 깃든 좋은 신체 에너지는 글로 고스란히 남겨야 제맛이다. 부적 같거든. 좋은 에너지란 이런 것이구나 의식하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반복하면 사람이 강해진다고 믿는다.
아, 내일도 기대되는 일밖에 없다.. 하루 종일 집필 열심히 하고 나면 저녁에 국민대에서 축구 경기가 있을 예정이다. 나는 세종대 팀의 용병이다. 아 맞다, 축구화도 이번에 새로 사서 새삥이지?! (기절)
업로드하려고 글을 임시 저장한 후에 잠시 핸드크림을 바르는데, 실수로 떨어뜨린 핸드크림 뚜껑마저 땅에 떨어지지 않고 내 옷자락에 신묘하게 걸쳤다. 정말 신묘하게 걸쳤다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했다). 오늘이 끝나기 전 하이리스크 주식이라도 사야하는 걸까?